통신장비업계 혹한기…노텔은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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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에릭슨ㆍ노키아 구조조정…업계 재편알카텔-루슨트, 7분기 연속 적자 행진
소니 에릭슨ㆍ노키아 구조조정…업계 재편 가속
세계 주요 통신장비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에 최악의 시련을 맞고 있다. 북미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노텔은 파산 위기에 처했으며,소니에릭슨과 노키아 등 쟁쟁한 IT(정보기술)장비 기업들도 실적 부진으로 잇따라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최근 세계 IT장비업계에서 가장 우울한 빅 뉴스는 바로 '캐나다 IT의 별'로 불려왔던 노텔의 몰락이라고 보도했다.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노텔은 지난 3분기 34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주가도 올 들어 약 98% 급락해 현재 뉴욕 증시에서 주당 0.2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 2500억달러에 달하던 노텔의 시가총액은 추락을 거듭해 현재는 2억7500만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UBS의 통신부문 애널리스트인 니코스 테오도소풀로스는 "노텔이 가능한 한 빨리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게 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통신장비업계의 불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노텔의 미래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프랑스의 알카텔과 미국의 루슨트가 합병해 탄생한 알카텔-루슨트도 야심찼던 출발과는 달리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해 35억유로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 3분기에도 4000만유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알카텔-루슨트는 지난 12일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1000명을 정리해고하고,수익성이 낮아진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사업 대신 브로드밴드(광대역) 통신 네트워크와 인터넷 프로토콜 분야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이동통신장비와 휴대폰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소니에릭슨과 노키아도 실적 부진과 감원의 칼날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해 16%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던 소니에릭슨은 올 1~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이 10.3%로 내려앉았다. 지난 3분기엔 2500만유로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휴대폰 1위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3분기 순이익이 10억9000만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30% 급감했고,같은 기간 매출도 5% 줄어들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노키아는 이달 초 직원 650명을 정리해고키로 결정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IT 부문 애널리스트인 앤디 퍼킨스는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IT장비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