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제목으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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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해진 증권업계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돋보이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로 승부를 걸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슬플 땐 화장을 해요'라는 감성적인 제목의 화장품 산업 보고서를 내놨다. 이 증권사 유정민 애널리스트는 "불황에 화장이 더 짙어진다는 속설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는 듯 하다"며 "화장품 시장은 소비 위축이 본격화 될 내년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칠성의 두산주류BG 인수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색다른 제목의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술판은 벌어졌다–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23일 내놨다. 롯데칠성의 기존 주류 부문과 두산주류BG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과 경남 지역을 발판 삼아 전국적인 규모의 소주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한화증권에서도 '주류업계에 용쟁호투가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다. 롯데가 두산 주류 사업부를 인수하며 진로와의 시장점유율 전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게임주의 경우 게임 특성을 반영한 제목이 눈에 띄었다.
대우증권은 지난 12일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 '4분기 모멘텀 해트트릭 슛 골인'이라는 보고서로 매수 추천했다. 해트트릭은 축구 등의 경기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 세 골 이상을 넣는 것으로, 이 보고서를 쓴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세 가지 투자 포인트를 골에 비유해 제시했다. 또 '섹시한 그들의 가치발산은 계속된다!'(HMC투자증권), '산타는 자동차를 타고 오지 않는다'(삼성증권), '천상천하유아독존'(한화증권) 등의 보고서 제목도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참신한 제목의 보고서들이 쏟아지는 현상은 증권업계의 생존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애널리스트의 노력이 보고서 제목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국내 증권사 수는 지난해 53개에서 올해 60개로 늘었고, 이에 따라 보고서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월 평균 보고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가량 증가했다.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일한 이슈에 대해 30여 개의 자료가 나오는 상황에서 제목이 평이할 경우 기관투자자 등 고객들이 읽지 않게 될 것"이라며 "제목을 통해 보고서를 차별화시켜 시장 참여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게끔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슬플 땐 화장을 해요'라는 감성적인 제목의 화장품 산업 보고서를 내놨다. 이 증권사 유정민 애널리스트는 "불황에 화장이 더 짙어진다는 속설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는 듯 하다"며 "화장품 시장은 소비 위축이 본격화 될 내년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칠성의 두산주류BG 인수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색다른 제목의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술판은 벌어졌다–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23일 내놨다. 롯데칠성의 기존 주류 부문과 두산주류BG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과 경남 지역을 발판 삼아 전국적인 규모의 소주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한화증권에서도 '주류업계에 용쟁호투가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다. 롯데가 두산 주류 사업부를 인수하며 진로와의 시장점유율 전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게임주의 경우 게임 특성을 반영한 제목이 눈에 띄었다.
대우증권은 지난 12일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 '4분기 모멘텀 해트트릭 슛 골인'이라는 보고서로 매수 추천했다. 해트트릭은 축구 등의 경기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 세 골 이상을 넣는 것으로, 이 보고서를 쓴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세 가지 투자 포인트를 골에 비유해 제시했다. 또 '섹시한 그들의 가치발산은 계속된다!'(HMC투자증권), '산타는 자동차를 타고 오지 않는다'(삼성증권), '천상천하유아독존'(한화증권) 등의 보고서 제목도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참신한 제목의 보고서들이 쏟아지는 현상은 증권업계의 생존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애널리스트의 노력이 보고서 제목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국내 증권사 수는 지난해 53개에서 올해 60개로 늘었고, 이에 따라 보고서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월 평균 보고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가량 증가했다.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일한 이슈에 대해 30여 개의 자료가 나오는 상황에서 제목이 평이할 경우 기관투자자 등 고객들이 읽지 않게 될 것"이라며 "제목을 통해 보고서를 차별화시켜 시장 참여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게끔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