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ㆍ과표 조정 … "양도세 부담 확 줄어드네"
입력
수정
내년에는 올해보다 세제 측면에 있어 집을 팔거나 사기가 훨씬 유리해진다. 특히 양도소득세를 고려할 때 그러하다. 세율이 낮아지고 과세표준은 상향하는데다 1가구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확대된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도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세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또 수요자들은 양도세 완화 혜택을 입고 쏟아져 나오는 매물을 고를 수 있게 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데다 집주인이 양도세 부담 감소분만큼 매도 호가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 향후 집을 팔때도 세부담이 적다. 이에 따라 내년에 경기회복이 맞물릴 경우 주택시장에 '양도세 완화 특수(特需)'가 일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세율ㆍ과표 낮아지고 공제 확대
내년 1월부터 양도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이 하향 조정된다. 현재 △과표 10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세율 9% △1000만~4000만원에는 18% △4000만~8000만원에는 27% △8000만원 초과에는 36%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에는 △1200만원까지는 6% △1200만~4600만원 16% △4600만~8800만원 25% △8800만원 초과 35%를 적용하게 된다. 2010년에 가서는 각각 구간별로 6%,15%,24%,33%로 종합소득세율과 일치시킨다.
이와 함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에서 공제하는 비율)가 많아진다. 내년부터 공제율이 매년 4%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높아진다.
따라서 그동안에는 특별공제 최대 한도인 80%를 공제받기 위해서는 20년을 보유해야 했지만,내년부터는 10년만 보유하면 된다. 또 양도세율이 내년과 2010년에 각각 단계적으로 인하되기 때문에 1주택자는 양도세 측면에서만 본다면 적어도 2010년 이후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매매가 9억원 이하 1주택을 보유했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신경쓸 필요 없이 아예 양도세 비과세를 노리면 된다. 앞서 10월7일부터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감면에서 제외되는 고가주택 기준이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완화됐기때문이다.
따라서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서울,과천과 5대 신도시는 2년 이상 거주 요건 추가)했다면 10월 7일 이후 양도(잔금청산일 기준) 당시 실거래가 9억원 이하일 경우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김종필 세무사는 "2003년 5억원에 집을 산 1주택자가 올해 9월 10억원에 팔았다면 양도세 4455만원을 내야했지만 2010년에 판다면 양도세율 인하,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고가주택 기준 완화 등을 적용받아 1827만원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감면
1가구 다주택자는 내년이나 내후년이 주택 처분의 기회다. 현재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일반 양도세율(9~36%)이 아닌 50~6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2주택자는 50%,3주택 이상자는 60% 단일세율이다. 이 같은 양도세 중과제도가 내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2년간의 특례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폐지된다.
2주택자는 일반 양도세율과 같은 6~35%로,3주택 이상자는 45%로 각각 낮아진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살 때와 팔 때 모두 적용된다. 예컨대 올해 말 현재 3주택자가 특례기간에 집을 판다면 양도세 60% 중과를 적용받지 않고 45%의 세율대로만 내면 된다.
또 현재 무주택이거나 1주택자가 내년에 집을 사서 다주택이 됐다면 신규 주택은 특례기간 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대신 기존 주택은 특례기간에 팔아야만 중과 배제 혜택을 볼 수 있다. 즉 올해 말 현재 1세대 1주택자로 A주택을 보유 중인데 내년 이후 B,C주택을 취득해 1세대 3주택자가 됐다면 기존 보유중이던 A주택은 특례기간 중에 양도해야만 45%세율을 적용받게 되지만 B,C주택은 특례기간 이후에 양도해도 4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다만 1주택 단기 매매에 대한 중과세와 마찬가지로 보유기간 1년 미만에 대해서는 50%,1년 이상 2년 미만에 대해서는 40%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단기 매도 시 다주택자가 세율 6~35% 또는 45%를 적용받아 오히려 1주택자(40~50%) 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례기간에 집을 산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신규로 산 집을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한 후 팔면 단기 매도 중과세(40%)가 아닌 45%의 세율이 적용된다. 단기 매도 시 오히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문제점을 없앤 조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