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파생상품시장 '냉ㆍ온탕' … ELS 울고 ELW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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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발행 규모, 사상 최고치 규모에 2% 수준올 한 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파생상품시장은 사상 최고와 최저를 오가는 등 냉온탕을 넘나들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이 무더기 원금손실 사태에 직면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변동성을 먹고 사는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거래 대금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와 동양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발행된 ELS는 893억원에 그쳤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 6월 발행 규모(3조6728억원)의 2%에 불과한 것으로,ELS 발행 초기였던 2003년 5월(640억원) 이후 최저였던 지난달 발행규모(958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ELS 발행은 사상 최고에 달했다. 1월 1조9895억원이던 ELS 발행 규모는 4월 3조원을 넘어섰고 6월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악화되면서 줄기 시작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9월엔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같은 금융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ELS의 변화도 감지된다. 6월 26%에 불과했던 공모 비중이 이달 들어선 62%까지 늘어났고,원금보장형 ELS 비중도 10%에서 34%로 증가한 것이다.
장지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원금이 보장될 것으로 여겨졌던 ELS의 상당수가 리먼 사태 이후 주가가 900선 아래로까지 떨어지면서 큰 손실을 봤다"며 "투자자들의 ELS 외면 현상이 깊어지자 큰 돈을 대던 사모 비중이 감소했고 원금보장형 상품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급락했던 10월 기준으로 원금손실이 나타난 ELS를 전체의 4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ELW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ELW 시장은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체현상을 보였지만 10월27일엔 하루 거래대금이 6584억원을 기록,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인기를 끌었다.
유지은 맥쿼리증권 이사는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풋 종목들이 주가 급락으로 일부 대박을 내면서 투자자들이 ELW풋에 몰렸다"며 "풋의 선전이 ELW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연초 18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172개가 발행된 ELW풋은 지난 10월9일엔 기초자산 28개 종목에 411개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