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 일제히 하락…저축銀 금리 급등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비율 규제완화에 힘입어 시중은행 예대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 10월 연 7.79%를 기록하며 7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은행대출금리는 9개월만에 0.26%p 하락해 기업과 개인들의 금리부담이 다소 완화됐다.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대금리는 상승세를 이어졌다.

한은이 29일 내놓은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7.53%로 지난 10월보다 0.26%p 하락했다.
올해 들어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가 6월 7.02%, 7월 7.12%, 8월 7.31%, 9월 7.44%, 10월 7.79% 등으로 계속 오르다가 9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부문별로 기업대출금리는 10월 7.80%에서 11월 7.51%로 0.29%p 하락했고 가계대출 금리 역시 같은 기간 7.77%에서 7.62%로 0.15%p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 대출금리가 같은 기간 7.69%에서 7.37%로 0.32%p 하락했으며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10월 7.86%에서 7.56%로 0.30%로 떨어졌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양도성예금(CD)·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 발행금리가 10월 6.38%에서 6.00%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대출금리는 CD금리에 연동한다.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도 하락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10월 5.95%로 10월보다 0.36%p 하락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1월 5.93%로 10월 6.27%에서 -0.34%p 떨어졌다.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대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상호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11월 13.58%로 전월보다 0.44%p 급등했다.
이는 관련 대출 통계가 집계된 2003년 11월(12.67%)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7.77%로 0.27%p 오르면서 2001년 4월의 8.12%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 재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은행 대출금리 하락의 여파가 미치는데 시차가 있다"며 "예금 금리는 일부 저축은행들이 유동성 조달을 위해 8%대 고금리 상품을 내놓은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2월 기준금리를 1%p 인하한 만큼 12월 시중은행과 비은행권 금융기관의 예대금리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기업과 개인의 금리 부담도 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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