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15억 차용증 확보

검찰, 퇴임후 박연차 회장에 빌린듯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29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15억원을 빌려준 내용이 적힌 차용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박 회장의 세무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차용증을 확보한 뒤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압수물과 함께 이 차용증을 넘겼다는 것이다. 차용증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날짜로 작성돼 있으며 상환 기간(1년)과 이율까지 정확히 명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수부는 박 회장의 미공개 정보 이용과 휴켐스 매매 관련 배임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사하면서 이 차용증을 둘러싼 사실 관계와 대가성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새해부터 박 회장이 여ㆍ야 정치인에게 금품을 살포했고 이들 명단이 적힌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러나 차용증에 적힌 대로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서 15억원을 빌렸거나 무상으로 받았더라도 퇴임 이후라면 뇌물수수죄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