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전망] 국내경제‥내수부진ㆍ수출감소…경기침체본격화로 잘해야 2~3%성장

[2009 대전망] 국내경제‥내수부진ㆍ수출감소…경기침체본격화로 잘해야 2~3%성장
한국은행과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6개 전망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8~3.3%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1.8%,한국은행(2.0%)과 한국경제연구원(2.4%)은 2%대,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은 3%대 초반을 각각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를 곰곰이 뜯어보면 올해 성장률 전망은 겉으로 드러난 숫자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일단 KDI와 삼성연은 '2009년 경제전망'을 발표한 시점이 작년 11월이다. 12월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급속히 악화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경제연구소는 조만간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현대연은 국내외 경기부양책을 제외하면 2%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결국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잘해야 2~3%고 잘못하면 1% 이하 또는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내년 연평균으로는 아마도 플러스 성장을 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도 1,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지도 모를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경기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위안거리다.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 0.6%에서 하반기 3.3%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극심한 침체에 빠진 민간소비는 내년에 더 악화될 전망이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지난해 1.5% 성장에서 올해는 0.8% 성장으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연과 현대연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대로 점쳤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며 한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했던 수출도 올해는 세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다. 상품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은 지난해 14.7%에서 올해 -6.1%로 추락할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상품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2001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전망도 좋지 않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0.2%로 7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는 -3.8%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침체로 수출길이 막히고 내수마저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나설 이유가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투자 위축이 지속되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올해 취업자 증가는 고작 4만명에 그치는 데다 상반기 중에는 오히려 4만명이 감소할 것이란 게 한은의 예상이다. 이는 2003년(-3만명) 이후 최악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환위기 때 같은 대규모 실직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경제는 고용문제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는 올해 대규모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한은은 220억달러,한경연은 160억달러,KDI와 LG연도 70억~80억달러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경제가 좋아서라기보다 경기침체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유가가 하락한 데 따른 것이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4~5%대를 넘나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2.3~3.6%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