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데였는데… 해외펀드 "NO"...국내펀드라면 "다시 들어볼까"

"해외펀드는 NO,국내 펀드는 YES."

설문에 응한 고액자산가들은 유독 해외펀드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올해 주식이나 펀드 비중을 높일 생각이 있는 29명 중 해외펀드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량주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19명,국내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사람이 10명이었다. 이처럼 부자들이 철저하게 해외펀드를 외면한 것은 △투자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기존 투자 비중이 적지 않은 상태인 데다 △매매차익에 대한 세제혜택이 올해 말 끝나는 등 투자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공모형 주식형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31조5712억원에 달한다. 이 중 40%가 넘는 53조9085억원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돼 있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투자 비중이 약 6 대 4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국내와 해외 비중을 7 대 3 또는 8 대 2까지 조정하라고 권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그동안 해외시장 비중을 늘린 것은 분산투자 효과를 노렸기 때문인데 글로벌 경기침체로 결국 실패로 끝났다"며 "잘 알지 못하는 해외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신속하게 대처 가능한 국내시장의 비중을 높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현대증권 등은 한국 중국펀드의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하고 일본 유럽 러시아펀드의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 최근 급상승한 금펀드 등 상품투자 펀드들에 대해서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적은 비중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팀장은 "해외펀드 비과세혜택이 내년 말로 종료되는 데 반해 장기적립식에 대한 세제혜택이 국내 주식형펀드에만 주어진다는 점도 해외펀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이 이탈하면서 주식형펀드내 비중이 30%대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주식형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세제혜택 기간이 만료되면서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