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대표 협상안' 여야 지도부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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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85개 법안 일괄처리 결의
문국현 협상참석 여부도 쟁점
여야 원내대표단이 만든 가협상안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2일 각각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해빙무드를 탔던 정국이 다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양당 모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보고 원래의 강경 입장으로 돌아갔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85개 법안을 직권상정해달라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민주당은 "애초부터 가협상안이란 없었다(조정식 원내대변인)"고 밝혔다. 협상 결렬 분위기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감지됐다. 최고위원들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가협상안에 대해 설명하자 "너무 많이 양보했다"며 전원 반대의견을 던졌다. 이들은 "민주당의 폭력적 점거상태를 해소하지 않고 협상하면 악선례를 남기게 돼 앞으로도 대처가 어렵다"며 "어차피 예산안은 통과시킨 만큼 장기전으로 가자"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금산분리 완화,출총제 폐지,미디어법 개정안 등 정부와 여당의 경제살리기 법안을 주고받기식으로 양보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발언에 나선 30여명의 의원들 대부분이 "이제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우리가 만든 법안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국회가 불법폭력을 협상 대상으로 삼는 것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점거를 풀기 전엔 협상하면 안 된다(조전혁 의원)"는 의견도 대세를 이뤘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의총 직후 국회의장에게 △조속히 국회 질서회복 조치를 취할 것과 △85개 법안을 직권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 사정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가합의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지만 '수용 곤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에서는 "원칙에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경론이 주를 이뤘으며 정세균 대표는 "방송법은 전혀 한 치도 움직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잠시 활기를 띠던 대화의 통로는 다시 차단된 분위기다. 특히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이날부터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를 맡아 회담에 참석하려고 하자 홍 원내대표가 "공천헌금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문 대표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회담을 보이콧,또 다른 변수도 생겼다.
결국 다시 공은 김 의장에게 넘어갔다. 특히 한나라당은 김 의장이 85개 법안 중 일부만 직권상정할 경우 본회의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창재/이준혁 기자 yoocool@hankyung.com
문국현 협상참석 여부도 쟁점
여야 원내대표단이 만든 가협상안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2일 각각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해빙무드를 탔던 정국이 다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양당 모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보고 원래의 강경 입장으로 돌아갔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85개 법안을 직권상정해달라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민주당은 "애초부터 가협상안이란 없었다(조정식 원내대변인)"고 밝혔다. 협상 결렬 분위기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감지됐다. 최고위원들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가협상안에 대해 설명하자 "너무 많이 양보했다"며 전원 반대의견을 던졌다. 이들은 "민주당의 폭력적 점거상태를 해소하지 않고 협상하면 악선례를 남기게 돼 앞으로도 대처가 어렵다"며 "어차피 예산안은 통과시킨 만큼 장기전으로 가자"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금산분리 완화,출총제 폐지,미디어법 개정안 등 정부와 여당의 경제살리기 법안을 주고받기식으로 양보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발언에 나선 30여명의 의원들 대부분이 "이제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우리가 만든 법안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국회가 불법폭력을 협상 대상으로 삼는 것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점거를 풀기 전엔 협상하면 안 된다(조전혁 의원)"는 의견도 대세를 이뤘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의총 직후 국회의장에게 △조속히 국회 질서회복 조치를 취할 것과 △85개 법안을 직권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 사정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가합의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지만 '수용 곤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에서는 "원칙에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경론이 주를 이뤘으며 정세균 대표는 "방송법은 전혀 한 치도 움직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잠시 활기를 띠던 대화의 통로는 다시 차단된 분위기다. 특히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이날부터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를 맡아 회담에 참석하려고 하자 홍 원내대표가 "공천헌금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문 대표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회담을 보이콧,또 다른 변수도 생겼다.
결국 다시 공은 김 의장에게 넘어갔다. 특히 한나라당은 김 의장이 85개 법안 중 일부만 직권상정할 경우 본회의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의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창재/이준혁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