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중년 남성들이여! 어려울수록 건강부터챙겨라


경기불황의 터널 끝이 언제 보일지 착잡하기만 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면 풀린다고 점치지만 수십년간 누적된 문제가 복합불황으로 이어진 것이니 만큼 해소되려면 2~3년도 짧다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지난해 믿었던 펀드는 반토막 나고 대출받아 마련한 아파트도 시세는 구입가의 절반에 가깝게 떨어졌다. 게다가 신년 초부터 들리는 게 감원에 명예퇴직 소리뿐이니.간부 직원이라면 방금 부하직원이 한 말도 잘 잊어버릴 정도로 멍하고 매사에 풀이 죽는 요즘이다. 하지만 연속되는 스트레스에 깔리면 건강마저 잃어 집안 건사부터 힘들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옷깃을 세우고 목에 자신감을 넣어 건강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그래야 장차 돌아올 호황기에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

우선 혈액에 쌓이는 대표적인 노폐물인 혈중 콜레스테롤부터 재 보자.몸에 이로운 '고밀도지단백(HDL) 결합 콜레스테롤'은 40㎎/㎗ 미만이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높을수록 동맥경화성 질환의 예방효과가 있고 수명도 연장된다.

총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해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해봐야 한다.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거나 흡연할 경우 더욱 적극적인 콜레스테롤 관리가 요구된다. 다음은 혈당 체크다. 당뇨병은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한국인 사망원인 5위다. 심장병 신장병 당뇨병성망막증 발기부전 족부궤양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45세 이상은 최소 3년에 한 번씩 혈당검사를 받는 게 권고되나 직계 가족 중 당뇨병이 있거나 비만,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받았다면 더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공복혈당은 110㎎/㎗ 이하가 정상치이나 최근에는 미국의 기준처럼 100㎎/㎗ 이하여야 이상적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 번째는 혈압.국내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의 절반은 고혈압에서 비롯된다. 고혈압은 심한 사람들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건강한 사람도 1~2년에 한 번씩은 혈압을 측정해봐야 한다. 노년층은 최고(수축기)혈압과 최저(이완기)혈압 간의 차이(맥압)가 50㎜Hg 이상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최고혈압이 같다면 맥압차가 클수록 심장이 일을 더 많이 하고 동맥혈관 내벽이 더 큰 압력을 받아 뇌졸중이나 심장병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높다. 남자도 골밀도를 체크해봐야 한다. 골다공증은 더 이상 여성만의 질환이 아니다. 50세 이상 남성 5명 중 1명이 걸린다. 평생 동안 4명 중 1명의 남성이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될 가능성이 있다.

대퇴골이나 척추골에서 골절이 발생할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연속되는 스트레스ㆍ기억력 감퇴…불황기 생존경쟁 몸관리가 좌우
고혈압ㆍ당뇨병 등 예방이 최우선, 지속적 검진 통해 호황기 대비해야

골밀도는 T-수치를 측정하며 -2.5 미만이면 골다공증으로,-1.5~-2.5이면 골연화증으로 진단한다. T-수치는 마이너스이면 같은 민족ㆍ성별의 평균치보다 낮고,플러스이면 평균보다 높다는 뜻이다.

중년 이후에 다가오는 많은 암 발생 위험 가운데 남자에게만 오는 게 전립선암과 고환암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년 암환자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립선암의 국내 신규 환자 수는 2000년 1457명에서 2006년 3436명으로 2.36배 늘어나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암 특유의 증상이 없어 골반이나 허리 뼈에 암세포가 전이된 뒤 통증이 나타나 조기발견이 어려운 편이다. 때문에 대한비뇨기학회는 50대 이상 남성은 1년에 한 번 전립선암 검진을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혈액을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을 측정하면 정밀하진 않으나 비교적 쉽게 암 발병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PSA는 3.0ng(나노그램)/㎖ 이하가 정상이나 2.5 이상이면 적극적으로 직장수지검사와 초음파검사에 나서야 한다. 고환암은 적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비교적 높다. 이완된 상태의 고환을 만져봐 덩어리나 부종이 느껴진다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남성을 남성답게 해주는 테스토스테론은 30세 이후부터는 매년 1% 정도씩 감소한다. 이 호르몬이 결핍되면 쉬 피로해지고 기분의 변화가 심해지며 발기력과 성욕이 떨어지고 근육량이 감소해 배는 올챙이처럼 나오는 반면 팔다리가 가늘어진다. 우울증과 성인병의 단초가 된다. 혈액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해 남성호르몬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으면 바이엘쉐링제약의 '네비도'처럼 3개월에 한 번 맞는 호르몬 주사제로 남성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