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브랜드 경영] 지엠인터내셔날 ‥ 구두 브랜드가 넥타이를 만났을때… 패션강자로 '우뚝'

지난해 3월 패션업계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구두 브랜드가 넥타이 브랜드로 탄생해 성공을 거둔 것.패션업계에서는 구두 브랜드를 넥타이에 접목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나 다름없다며 비관적으로 봤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승산없는 도전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 전략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패션업계의 화두가 됐다. 서울 신길동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최대 넥타이 전문기업인 지엠인터내셔날(대표 윤종현 · 사진)이 바로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넥타이에 접목한 브랜드는 '탠디'(TANDY).탠디는 국내에서 꽤나 유명한 구두 브랜드다. 젊은이들이 한번쯤은 신어 보고 싶어하는 구두다. 이 구두 브랜드를 지난해 3월 넥타이 브랜드로 론칭했다. 주위에서 걱정도 많았지만 윤종현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탠디는 비록 구두 브랜드이지만 젊은층에서 멋과 품격,스타일을 인정받은 브랜드로 넥타이에 접목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윤 대표는 직원들을 설득하고 두터운 교분을 나누고 있는 정기수 탠디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디자인을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넥타이는 주로 40~50대들이 착용한다는 고정관념부터 깼다. 탠디 브랜드가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라는 판단에서였다. 또 품격 못지 않게 멋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디자인을 창조했다. 패션 이미지를 아탈리아풍이 아닌 영국풍과 일본풍을 특히 강조하고 가격도 젊은층이 부담을 갖지 않는 선으로 정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3월 백화점에 선보인 탠디 넥타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매 고객이 늘면서 판매도 매달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윤 대표는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넥타이 가운데 탠디가 전체 매출의 20%를 넘고 있다"며 "출시한 지 1년도 안 된 브랜드가 회사의 주력으로 떠오른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1979년 설립된 지엠인터내셔날은 백화점용으로 아쿠아스큐텀,란체티,레노마,탠디와 할인매장용으로 발렌티노 루디,크리스찬 오자르 브랜드로 넥타이를 만들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롯데 · 현대 ·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50여개 대형 유통매장에서 팔린다. 또 제일모직 LG패션 등 패션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도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 등에도 수출한다. 연간 만드는 넥타이가 100만장을 훌쩍 넘는다. 윤 대표는 "150명이 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5년에 이를 정도로 숙련공이 많은 것도 우리 회사만의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또 끊임없는 디자인 개발과 최고급 소재 사용으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 해에 5000여종을 디자인하고 이 중 2000여종을 신제품으로 출시한다.

윤 대표는 "올해의 패턴은 식물이나 꽃 등을 다양하게 형상화한 보헤미안 스타일이 주를 이루고 컬러는 경제 상황과 맞물려 강하고 화사함으로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비비드,스트롱,브라이트 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젊은층에서 개성을 중시한다며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예의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옷차림 예절'에 어긋난다"며 "캐주얼 복장에도 잘 어울리는 넥타이를 만들어 젊은층에서도 편안하게 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