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시공권 따내자" 건설사 수주 전쟁

현대·대우·GS건설 등 전담팀 꾸려 … 내달 초 주요공정 단계 발주

한강과 서해바다를 잇는 경인운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수주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내달 초부터 단계적으로 발주될 경인운하 조성공사 수주를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자료수집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인운하는 이미 조성된 굴포천 방수로(14.2㎞) 등 총 18㎞를 폭 80m,수심 6.3m 깊이로 파내 운하수로를 확보하고 인천 · 김포터미널,횡단교량,제방도로 등을 건설하는 공공사업이다. 총사업비가 2조2500억원 규모로 건설사들로서는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만회할 수 있는 단비 같은 공사로 볼 수 있다.

경인운하 사업시행자인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다음 달 초 굴포천 방수로~김포터미널 연결공사(3.8㎞)를 시작으로 교량,갑문 등 주요 공정이 단계적으로 발주된다. 이 가운데 방수로~김포터미널 연결공사는 2월 초 적격심사(입찰가 외에 시공경험,재무상황 등 공사수행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로 시공사를 선정해 3월 조기 착공된다. 본공사인 교량,갑문,수로,배후단지 개발사업 등도 이달 중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다음 달 입찰공고를 내 5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6월 말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미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맡았던 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은 이번 공사를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로 수주 준비에 한창이다. 여기에다 교량,갑문 등 본공사가 설계 · 시공 일괄입찰 방식(턴키방식)으로 발주될 예정이어서 이들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입찰방식이나 공구분할 등 세부 기준이 나오지 않았지만 굴포천 방수로 시공을 통해 얻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반드시 시공권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최근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경인운하의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어느 때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굴포천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건설,삼성물산 등 지난해 경부운하 사업을 추진해 왔던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경인운하 사업방식이 당초 민자사업에서 공공사업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민자형태로 사업을 주도해왔던 '경인운하주식회사'처리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정부는 2004년 사업자 지정이 취소된 경인운하㈜와 실시협약을 해제하고 법원조정을 통해 기존 투자비(396억원) 지급을 완료한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경인운하㈜에 참여했던 12개 주주사들은 여전히 불만스런 입장이어서 향후 대응 결과가 주목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