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 '루비족' 모셔라

영캐주얼까지 소화…장미희ㆍ김희애 대표 아이콘
패션업계 "40~50대 구매력 높다" 신규 브랜드 잇따라

'루비족(RUBY族) 을 잡아라!'극심한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패션업계가 매력적인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루비족'중년 여성에 주목하고 있다. 루비족은 나이는 40~50대면서 외모는 30대이고,경제력을 갖춰 자신을 가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명 '아줌마 스타일'의 마담 브랜드보다 젊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루비족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선보일 움직임이고 백화점에선 루비족 전용 편집매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패션시장의 마지막 블루오션루비족이란 'Refresh(상쾌한),Uncommon(평범하지 않은),Beautiful(아름다운),Young(젊은)'의 앞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가 대표적인 루비족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트렌드연구소 PFIN은 '2009 패션 소비 트렌드'보고서를 통해 '뉴 시니어' 시장이 국내 패션시장에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며 올해부터 본격 성장해 내년에는 뉴 시니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패션 CDO(최고디자인경영자)인 김영순 상무는 "최근 국내 여성들의 구매 성향을 보면 실제 나이보다는 '마인드 에이지(심리적 나이)'와 취향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20~30대 브랜드도 선호

지금까지 중년 여성들을 겨냥한 브랜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디자이너부티크 등 기존 마담 브랜드들이 노후화하면서 루비족만을 위한 신규 브랜드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당장 '그들만의 브랜드'를 찾지 못한 루비족은 우선 20~30대 여성복 브랜드에 눈을 돌렸다.

LG패션의 이탈리아 명품 여성복 브랜드 '블루마린'은 30대가 타깃이지만 실제 주고객은 40~50대 중년 여성들이다.

심지어 '탱커스''BNX' 등 영캐주얼들은 40~50대를 위해 66 또는 77사이즈 제품까지 내놨다.

이에 주목해 베이직하우스의 '디아체',형지어패럴의 '라젤로' 등 중년여성 타깃의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패션업체인 제일모직도 다음 달부터 구매력 높은 40~50대 루비족을 겨냥한 여성복 '르 베이지'를 신세계 본점 · 강남점 등 4~5개 백화점 매장에서 선보인다. 대신 지난해 초 론칭한 20대 타깃의 여성복 '컨플릭티드텐던시'는 접는다.

◆루비족 전용 편집매장도 등장

20~30대가 아닌 '루비족'을 겨냥한 수입 편집매장도 등장한다. 다음 달 신세계 본점 · 강남점에 문을 여는 '가드로브(Garde Robe)'는 미국 유럽 등 10여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내놓는다.

미국 '엘렌 트레이시''찰스 놀란',영국 '마가렛 하우웰'등 현지 고급 백화점에 입점했으면서 국내에는 첫선을 보이는 브랜드들 위주다. 장수진 신세계 여성복 바이어는 "장미희,김희애 등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고 세련된 연예인의 패션이나 생활 패턴이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젊고 세련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년 여성들의 체형을 커버해 주는 스타일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