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00선도 '훌쩍' … 베어마켓 랠리 어디까지
입력
수정
외국인 매수로 방향전환…추가 상승 기대
업종별 순환매 · 4분기 실적발표 주목해야
코스피지수가 7일 두 달여 만에 120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에만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강하게 밀어올렸다. 아직은 펀더멘털(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베어마켓 랠리(불황 속 일시적인 상승)'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달라진 투자 환경이나 과거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PBR 1배 수준 회복 '눈앞'
개장과 함께 12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18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과 엿새째 이어진 개인들의 '팔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를 지속했다. 외국인 매수에 장 막판에는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사자'가 가세하면서 오름폭을 늘려 결국 33.89포인트(2.84%) 상승한 1228.1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200선을 회복하기는 지난해 10월20일(1207.63)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로써 지난해 말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밀려났던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240선 회복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유동성 랠리를 이끌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매매에 치중하던 기관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말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부분을 상당부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628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6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4월13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선 이후 20개월 만의 최장 기간 순매수다. 순매수 규모도 1조5712억원으로 당시 순매수 금액(1조3900억원)을 넘어섰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내 과도한 비중 축소에 따른 정상화 과정과 중기적인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수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
단기적으로 주가가 100포인트 이상 뛰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추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이후 주가는 평균 16거래일 동안 11.7% 상승했다"며 "이를 현 상황에 대입해 본다면 지수는 이달 말 129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지난 2일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경기 저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지만 실물경기 하강이 적어도 1~2분기에는 마무리될 것이란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과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 속도가 다른 이머징 증시에 비해서는 덜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인 원자재 가격과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 둔화는 외국인 매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심리에 우호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쇼트커버링'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대형 우량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 역시 상승 여력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의 강도나 그간의 낙폭 등을 감안할 때 반등의 기대치를 낮게 설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번 반등장은 지난해 10월 하락폭을 절반 이상 메우는 1300선 이상까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격 매수보다는 길목에서 기다려야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빠른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는 데다 월말로 갈수록 부진한 기업실적 발표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격 매수보다는 덜 오른 종목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조선 · 증권주가 낙폭을 만회하자 매기가 건설을 거쳐 은행과 정보기술(IT)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상승 국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러한 수익률 갭 메우기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당분간은 10월 하락 직전 가격과 10월 바닥 대비 상승률이란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펀더멘털을 받쳐주는 실적 호전주 중 10월 이후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적정 주가와의 괴리율이 큰 종목에 주목하라는 설명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길목을 지켜 차례를 기다리는 전략 외에도 외국인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IT나 철강 운수장비,녹색 성장 관련주 등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대응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지연/서정환 기자 serew@hankyung.com
업종별 순환매 · 4분기 실적발표 주목해야
코스피지수가 7일 두 달여 만에 120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에만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강하게 밀어올렸다. 아직은 펀더멘털(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베어마켓 랠리(불황 속 일시적인 상승)'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달라진 투자 환경이나 과거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PBR 1배 수준 회복 '눈앞'
개장과 함께 12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18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과 엿새째 이어진 개인들의 '팔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를 지속했다. 외국인 매수에 장 막판에는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사자'가 가세하면서 오름폭을 늘려 결국 33.89포인트(2.84%) 상승한 1228.1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200선을 회복하기는 지난해 10월20일(1207.63)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로써 지난해 말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밀려났던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240선 회복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유동성 랠리를 이끌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매매에 치중하던 기관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말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부분을 상당부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628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6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4월13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선 이후 20개월 만의 최장 기간 순매수다. 순매수 규모도 1조5712억원으로 당시 순매수 금액(1조3900억원)을 넘어섰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내 과도한 비중 축소에 따른 정상화 과정과 중기적인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수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
단기적으로 주가가 100포인트 이상 뛰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추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이후 주가는 평균 16거래일 동안 11.7% 상승했다"며 "이를 현 상황에 대입해 본다면 지수는 이달 말 129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지난 2일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경기 저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지만 실물경기 하강이 적어도 1~2분기에는 마무리될 것이란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과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 속도가 다른 이머징 증시에 비해서는 덜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인 원자재 가격과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 둔화는 외국인 매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심리에 우호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쇼트커버링'에 나서면서 매수세가 대형 우량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 역시 상승 여력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의 강도나 그간의 낙폭 등을 감안할 때 반등의 기대치를 낮게 설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번 반등장은 지난해 10월 하락폭을 절반 이상 메우는 1300선 이상까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격 매수보다는 길목에서 기다려야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빠른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는 데다 월말로 갈수록 부진한 기업실적 발표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격 매수보다는 덜 오른 종목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조선 · 증권주가 낙폭을 만회하자 매기가 건설을 거쳐 은행과 정보기술(IT)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상승 국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러한 수익률 갭 메우기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당분간은 10월 하락 직전 가격과 10월 바닥 대비 상승률이란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펀더멘털을 받쳐주는 실적 호전주 중 10월 이후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적정 주가와의 괴리율이 큰 종목에 주목하라는 설명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길목을 지켜 차례를 기다리는 전략 외에도 외국인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IT나 철강 운수장비,녹색 성장 관련주 등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대응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지연/서정환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