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미네르바의 저주'와 '포세이돈의 귀환'

남궁 덕 <부장 nkduk@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500까지 떨어진다" "부동산값이 반토막 난다"는 등의 비관적 경제분석으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붙잡혔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상에서 '경제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그가 공고와 전문대 출신이란 점에서 허무하다는 반응입니다. 또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며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쪽도 있습니다.

저는 그의 분석력보다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관심이 큽니다. 그는 소통과 공유,익명성 보장이라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살려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했습니다. 거기선 학력과 경력이 문제될 게 없었습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사람들을 유혹,'피싱'에 성공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가 활약했던 지난해 4분기는 금융과 실물 부문이 동반 질식 상태에 있던 때입니다. 나쁜 걸 나쁘다고 말하는 데 귀를 쫑긋했던 분들이 있었다면 다음 말에 귀를 귀울여 보시죠."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뇌가 뛰어난 천재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입니다. 그게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 보십시오.Chance(기회)가 되지 않습니까. 변화 속에 반드시 기회가 있습니다. "

멋진 발상의 주인공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입니다. 미네르바가 심어놨던 비관론의 저주에서 깨어나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인 지금을 기회가 싹트는 변화의 시기로 바라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사방을 둘러봐도 악재 투성이라지만,호재도 봄풀처럼 이미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재개하고,4대강 정비에 본격 뛰어든 것도 이런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네르바의 저주가 사라진 자리에 강과 바다를 관장했던 포세이돈의 웅대한 꿈이 열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