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3일부터 유증 청약, 투자자 전략은?

하이닉스가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는 유상증자 청약이 13일과 14일 이틀간 실시된다. 신주 발행가격(5400원)이 12일 종가(6920원)보다 낮아 청약을 받기 위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낮은 발행가격으로 인해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약이 끝난 이후 주가전망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투자매력 높지만 주가변동 주시해야

13일 하이닉스는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60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35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신청을 받는다. 신주의 발행가격은 1주당 5400원이고, 청약신청은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NH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에서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의 청약경쟁률이 10대 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약 58조원에 이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98%가 하이닉스를 편입하고 있고, 이 중 유휴현금으로 추정되는 5조원의 50%만 청약에 들어와도 2조원을 웃돈다는 게 증권업계 판단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청약까지 고려하면 3조원 이상의 청약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존 하이닉스 주주들은 청약을 받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약이 끝나고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규 투자자들은 청약결과를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 투자계획을 세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IT팀 연구원은 "현재 발행가격만 놓고 보면 투자매력은 상당히 높다"면서도 "최종 투자수익률은 기존 주주들이 청약을 통해 신주를 얼마나 확보할 지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새로 배정받은 주식수에 비례해 보유 중이던 하이닉스 주식을 장내에서 미리 매도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반도체담당 연구원은 "장기투자가 아니라면 투자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하루에 10% 이상 주가급락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란 충고다. 다만 단기 투자자라면 청약을 통해 배정받은 수량 만큼 미리 보유주식을 팔거나 신주가 상장되는 30일 이후 나오는 차익실현 물량을 매수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주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금 나눠 매수해야 '안전'

현재 주가와 신주의 발행가격이 차이가 커 청약에 참여하면 무조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메모리가격이나 반도체업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고 가정해도 이달말까지 하이닉스 주가가 3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것이다. 반종욱 대신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원은 "일단 채권단에서도 증자참여가 가능해 이번 청약이 불발될 가능성은 없다"며 "신주를 배정받는 투자자는 차익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특히 기존의 주주들은 13일 또는 14일 종가를 보고 투자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앞으로 신주 6000만주가 상장되면 주식가치가 많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차익을 남기려면 투자금액을 분산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자신의 총 투자금액을 나눠 청약참여 30%, 장내매수 30%, 차익매물 매수에 30% 등 분산투자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30일 이후 신주가 상장되면 차익매물이 충분히 쏟아질 것"이라며 "서둘러 청약을 받기보다는 이 같은 차익물량을 활용해 평균매입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