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세진 외국인 믿다간 큰코?

펀드자금 이탈로 투신권 매수에 쉽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되지 않는 가운데 숏커버링도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와 실적 시즌을 앞두고 수급 전망이 밝지 않다.

미 증시 하락과 외국인 선, 현물 매도에 따른 수급 모멘텀 약화로 코스피지수는 3일 연속 하락했다. 연초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같은 기간 순매도로 전환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13일 오전 현재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하자 지수가 반등하는 등 외국인 매매에 따라 지수가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물시장은 외국인 팔자로 베이시스가 축소되며 차익거래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조정은 지난해 연말 이후 나타났던 외국인 현물 매수에 의한 수급 선순환 구조가 붕괴됐기 때문"이라며 "지난주 중반 이후 외국인이 매도로 선회하면서 수급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박 연구원은 "선,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특히 계절적 특성상 연초가 차익거래 매도 수요가 가장 높고 최근 지수 반등으로 환매를 대비해야 하는 투신의 운신 폭이 좁다는 수급상 특수 상황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선현물 매도는 무게중심의 직접적인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숏커버링 매수가 마무리 단계로 수급 개선에 따른 추가 상승 기대는 어렵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상환을 위한 숏커버링은 이미 거의 다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상 연말에는 배당 기산일 전후로 대차잔고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지만 이런 '연례행사'가 마무리된 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숏커버링 매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상장주식수 대비 대차잔고가 0.8%에 불과한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숏커버링 매수세가 시장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라고 지적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말 연초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어 온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매도와 함께 펀더멘털 요인이 부각되며 국내 증시 1200선 안착 기대가 난항을 보이는 모습"이라며 "투신권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증시 수급에 따른 추가적인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