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日기업 어닝쇼크에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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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도시바 등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규모 적자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 내 ‘어닝 쇼크’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3월 결산법인인 소니는 지난 2008 회계년도(2008년4월~2009년3월) 연결결산에서 1000억엔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평판TV 판매의 부진과 급격한 엔화 강세가 주요인입니다.소니는 작년 10월까지는 2008년 회계년도에 2000억엔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적자로 전환될 전망인데요, 소니의 영업적자는 1994년 이래 14년만이기도 합니다.
소니는 지난 12월에 주력인 전자사업부문에서 전세계적으로 1만6000명의 직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하지만 연말 판매 부진과 액정TV와 디지털카메라의 가격 하락,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최근 엔고는 소니의 실적에 큰 악재가 되고 있는데요, 소니는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 수출로 벌어들이기 때문에 엔화 동향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컨대 달러 대비 엔화가 1엔 내리면 연간 40억엔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소니는 원래 엔·달러 기준 환율을 달러당 100엔으로 설정했는데, 지금 엔화가치가 달러당 9엔선 안팎까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손실이 큰 것입니다.
도시바 역시 소니와 함께 2008 회계연도에 2001년 이후 7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주력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당초 1500억엔 흑자 전망에서 1000억엔대의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원자력발전 사업이나 디지털가전 사업은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밖에 히타치나 NEC, 샤프 등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 대부분이 반도체와 전자제품 부진으로 실적전망을 최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어서 도쿄 증시에 ‘어닝 쇼크’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