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김징완 · 이상대 · 최지성 '뉴 삼성 트로이카'

중공업 · 건설 '초일류' 위한 포석 … 전자는 위기돌파 '특명'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는 인사폭풍 속에서 김징완 중공업 사장과 이상대 물산(건설)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지성 전자 사장은 승진은 안 했지만 TV,휴대폰,가전제품 등 완제품 분야를 총괄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 부문장을 맡으며 입지를 단단히 했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만성 인사적체에 따른 조직의 피로감을 해소하는 것이 이들 세 명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말했다.

◆'트로이카' 발탁 배경은삼성은 '초일류'란 단어로 선임 배경을 풀이했다. 전자와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의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중공업과 건설사업까지 일류 반열에 올리겠다는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탄탄한 실적을 쌓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일류 조선소' 전략으로 중공업의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물산의 건설분야를 맡아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아파트 브랜드를 구축했다.

최지성 전자 사장은 TV와 휴대폰을 담당하면서 탁월한 마케팅 역량을 증명했다. 2006년 '보르도 TV'를 출시해 전자가 세계 TV 시장을 3년 연속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것이 삼성 안팎의 평가다. ◆삼성중공업 공격경영 시작

중공업은 이번 인사로 공격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는 진용을 갖췄다. 부회장 1명과 사장 2명으로 지도부의 위상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각각 대표이사 사장과 조선소장 사장으로 승진한 노인식 에스원 사장과 배석용 중공업 부사장은 김 부회장의 '러닝 메이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와 노사 분야 전문가인 노 사장은 조직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배 사장에게는 삼성 브랜드가 붙은 선박의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와 건설은 '난국 타개'

최지성 전자 사장은 불황 타개를 위한 삼성의 '히든 카드'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최 사장이 중용됐다는 것이 삼성 주변의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윤부근 부사장 등이 개별 상품의 판매와 관련된 실무를 총괄하지만 전략제품 선정과 브랜드 관리,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전략 등은 최 사장이 맡게 된다. 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의미가 담긴 '디지털 보부상',일처리 방식이 저돌적이라는 뜻의 '기동타격대장'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상대 신임 부회장의 임무는 건설사업 일류화다. 건설시장 급랭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장주도권을 강화하라는 뜻이 깔려있다. 이 사장의 승진으로 건설과 상사로 양분돼 있는 사업구도가 점진적으로 건설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