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삼성後者'는 옛말"

부회장 1명·사장 2명 등 '승진 풍년'
삼성중공업이 그룹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승진에서도 발군의 성적을 냈다. 3명의 부사장과 5명의 전무를 새로 배출한 것.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다. 지난 16일 사장단 인사때는 김징완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전하고 2명의 사장이 임명되는 경사도 겹쳤다. 삼성전자에 이어 사장급 이상 CEO(최고경영자)를 3명 이상 거느린 그룹내 '유이(唯二)'한 계열사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잘 나가는 삼성전자에 빗대 한때 그룹내의 대표적인 '삼성후자(後者)'로 불렸던 것에 비춰보면 상전벽해다. 중공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전자'와는 집안 형편이 달랐다. 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이 연례 행사처럼 PS(초과이익분배금)를 받는 동안 항상 입맛만 다셨다.

중공업의 '승진 풍년'을 이끌어낸 원동력은 탁월한 실적이다. 작년 한햇동안 153억달러의 선박 수주를 따내며 2년 연속 세계 조선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문을 받아냈다. 매출은 2003년 4조원을 시작으로 2008년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6년 연속 증가세다. 그룹내 위상도 한껏 올라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 그룹 계열사 신임 임원의 연수 과정에 중공업의 거제조선소 시찰 행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수뇌부로부터 '삼성중공업 만큼만 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룹 본부의 작년 하반기 실적 평가에서 전자 반도체총괄,전기,생명 등 굵직한 '형제 회사'들이 모조리 강등된 반면 중공업은 꿋꿋이 'A 등급'을 유지하기도 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