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ㆍ태양광ㆍ바이오주 성장성 다시 부각

오바마 취임 앞두고 정책효과 기대 커져… 태웅·평산 등 관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코스닥시장에서 풍력발전 태양광 바이오 등 오바마 수혜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정책 수혜 효과가 숫자로 확인되는 기업이 많다는 평가다. 풍력발전 분야의 경우 테마 수준에서 장기성장산업으로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19일 코스닥 대장주 태웅이 2200원(2.48%) 오른 9만1000원에 마감된 것을 비롯해 평산(5.64%) 현진소재(4.60%) 용현BM(5.20%) 등 단조 4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풍력발전 분야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은 "'지구 환경오염'과 '실물경기 악화'라는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풍력발전이 관련 핵심산업으로 부각되면서 향후 5년간 이 분야 성장률이 연평균 20%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도 향후 10년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1500억달러(약 200조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조선 및 중공업 업체가 풍력 발전기 제조 분야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반면 풍력부품을 만드는 단조업체들은 글로벌업체와 거래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풍력발전은 태양광 등 다른 대체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발전단가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국내 단조 4사의 경우 조선업 호황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활발히 한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웅이 국내 최대 규모인 1만5000t급 프레스를 600억원 들여 도입한 것을 비롯해 평산이 지난해 4월 독일 풍력발전부품 업체인 야케를 인수했고,현진소재는 새 공장을 마련했다. 용현BM도 양산에 1만평 규모 공장을 마련하면서 생산 능력을 10배가량 확대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등 신흥시장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후발국가에서도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EM분석팀 부장은 "80% 이상을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중국도 최근 들어 풍력이나 지열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동양제철화학이 2.82% 오른 것을 비롯해 계열사인 소디프신소재(2.73%)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오성엘에스티(8.21%)와 미리넷(3.85%) 등도 급등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지정되며 다시 한번 부각되는 하이브리드 관련주는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뉴인텍 필코전자 엠비성산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2차전지 업체인 아트라스BX와 넥스콘테크를 비롯해 유가증권시장의 삼화전기 삼화콘덴서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바마 수혜주로 분류되는 바이오주도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 셀트리온이 2.19% 오르는 강세를 보인 가운데 산성피앤씨(4.28%) 조아제약(6.82%) 이지바이오(3.36%) 등이 일제히 올랐다. 화우테크(3.05%) 등 발광다이오드(LED)주의 움직임도 좋았다.

향후 오바마 수혜주들의 주가흐름은 출렁거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선거 과정과 당선 등을 거치며 오바마 수혜주들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낙폭이 커졌다가 실제 정책발표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크게 움직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