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본격수사] 연행된 농성자 절반 이상이 '외부세력'

발화점 진술 엇갈려… 경찰특공대도 방문 조사
사망자 신원확인 모두 끝나… 철거민은 2명뿐
서울중앙지검 '용산참사' 특별수사본부는 21일 현장 농성자 22명과 진압에 나섰던 경찰특공대를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22명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또 입원 중인 3명(모두 전국철거민연합 소속)에도 검사들을 보냈으나 망루 농성을 지휘했던 철거민대책위원장은 병세가 심각해 조사를 하지 못했다. 검찰은 컨테이너 작전을 지휘한 경찰특공대 1제대장 신윤철 경감과 경찰병원으로 실려간 대원 5명에 대해서도 방문조사했다. 사망자에 대한 신원은 모두 확인됐으며 김남훈 경사(32)를 포함,세입자 이모씨(70)와 양모씨(55) 그리고 외부인 윤모씨(48),이모씨(50),한모씨(57) 등이다.

◆화재원인은 아직검찰은 현장에서 찍은 사진 및 동영상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당시 망루 내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는 단서가 없어 정확한 화재 원인 및 발화 장소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특별수사본부장)는 "오늘이 지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수는 있지만 분석이 모두 마무리된다고 보긴 어렵다"며 "비디오테이프로 발화점이나 화재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건물이 주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 망루 화재 당시 상황을 정확히 포착한 자료가 전혀 없다. 이런 점에서 수사는 전적으로 현장 채증 및 관련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망루진입 당시 반장 역할을 했다 다쳐 입원 중인 경찰특공대원 김양신 경사(31)는 "시위대가 망루 3층에서 2층으로 던진 화염병 2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불이 붙어 확 번진 것"이라고 증언했다.

◆외부세력 개입했나

검찰은 전철연이 인천 모처 건물에서 '망루농성'을 사전에 교육시켰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연행된 22명 중 세입자는 10명이며 나머지 12명은 외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당시 망루 안팎에는 10~12명이 있었으며 이 중 5명은 사망했다. 연행자들은'화염병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너통을 어디에 비치해 놨느냐에 대해서도 진술이'1층''3층'등으로 엇갈린다. 정 차장은 "발화점이 어디냐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경황이 없어 사람들의 진술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검찰은 22명에 대해 체포시한인 22일 오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진압 적절했나

점거농성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경찰의 초강수 작전이 과잉 대응이었나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경찰과 철거민 등 연행자들의 주장은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먼저 경찰은 건물을 점거한 철거민들이 화염병과 새총을 먼저 사용해 폭력적으로 경찰에 맞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무고한 시민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강제 진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철거민 측은 건물 주변이 이미 대부분 철거돼 이웃 건물 피해가 우려됐다는 경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컨테이너 작전을 수행한 경찰특공대원들을 조사한 결과 망루 안에 화염병으로 인한 연기와 시너 냄새가 자욱함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강행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