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ㆍ게임] 더 똑똑해진 인터넷 검색…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네이버 지식인ㆍ구글 지토크등 의사답변ㆍ번역 '척척'
#1.밤새 경영학 발표자료를 만들고 힘겹게 수업에 들어간 대학생 L씨(25)는 발표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초조해졌다. 한 학기 동안 영어로 수업하는 경영학 시간에는 발표도 영어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수님이 자신을 발표자로 소개하고 있는 상황.긴장한 L씨는 갑자기 '언급'의 영어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발표 초반에 '제가 오늘 언급할 내용은?a'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말이다. 인터넷 포털에 들어가 영어사전을 열고 검색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L씨는 이미 열어뒀던 지메일에서 대화상대로 등록된 '지토크'를 더블클릭해 '언급'을 적어넣었다. 지토크는 바로 'refer[allude] to''mention''make reference to''touch on' 등 사전에 등록된 단어를 줄줄이 알려줬다.

#2.갓 입사한 직장인 K씨(28세)는 부장으로 승진한 상사로부터 회사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제품 종류를 싹 정리해 설명해 달라는 지시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오피스를 자주 사용하는 K씨로서는 오피스가 익숙하고 당연했지만,이를 잘 모르는 부장에게 어떻게 종류별로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던 동료 M씨는 MS의 메신저 MSN에서 '파트너봇'을 친구로 등록하라고 넌지시 알려줬다. 알려준대로 파트너봇을 등록하고 대화창을 띄워 '오피스'라고 입력하자 파트너봇은 '2007 오피스 시스템,오피스 2003,오피스 온라인,오피스 라이브 중 어떤 거요?'라고 되물어왔다. K씨는 모든 오피스 종류를 다 입력해 파트너봇이 알려준 링크 사이트에서 해당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L씨와 K씨처럼 '물어보면 똑똑해지는 인터넷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빨리 찾는 방법이 인기를 끄는 것.인터넷 포털 네이버는 최근 지식공유 서비스인 '지식인'에 의사 답변 기능을 추가했고 구글의 지메일에서 이용 가능한 지토크는 영한,한영 사전 서비스뿐 아니라 프랑스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 등 21개 언어의 한글 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토크는 구글의 20%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20% 프로젝트란 엔지니어들이 맡은 프로젝트에 80%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남은 20%는 회사 업무와 별개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독려하는 구글의 시스템이다. 구글의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과 인맥구축사이트(SNS)인 오컷(orkut)도 20%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다. 구글코리아 엔지니어의 경우 지토크 외에 관련검색어(해당 단어를 검색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다른 단어를 보여주는 서비스) 기능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토크를 개발한 이원구 상품검색 프로젝트팀 엔지니어는 "문장을 치면 번역이 되는 봇(bot:용량이 작은 소프트웨어)이 있어서 편하게 쓰고 있다가 단어 봇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전팀에 문의해 등록된 단어들로 지토크 봇을 만들어 사내 직원들한테 테스트해 달라고 메일을 보냈고 반응이 좋아 지메일의 서비스로 등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구 엔지니어가 직원들에게 받은 피드백 가운데는 발음기호를 넣어달라,사전에 없는 단어는 지토크가 대답을 안하는데 대답을 하게 해달라는 등의 요구사항이 있었다. 이를 수용해 지금은 구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단어를 입력하면 지토크가 그 단어를 그대로 다시 입력해서 보여준다. '항상성'이라고 입력하면 지토크도 '항상성'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지메일 채팅 대화상대에 'en2ko.dict@bot.talk.google.com'을 추가하면 영한,한영 번역 서비스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2002년 10월 오픈한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지식인도 원하는 정보를 얻는 유용한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집단지성'에 의해 한 달에 약 5000권 분량의 정보가 누적되고 있어 정보의 신뢰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최근 지식인에 의사 답변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의사 등 전문가로부터 믿을 수 있는 의학정보를 받아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협회,대한한의사협회,의료 전문사이트 하이닥 등 전문기관에 소속된 1054명의 분야별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인혁 NHN 포털서비스관리센터장은 "의학 건강 정보는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라 무엇보다 전문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각 분야별 전문의를 더 늘려서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도 '선택과 집중'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알짜배기 서비스도 있다. 한국MS가 처음으로 개발해 국내에만 선보인 파트너봇 서비스는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NHN 세한정보통신 유니포인트 등 국내 350여개 기업에서 도입했다. MS가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와 제품의 정보,기업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관련된 정보를 파트너봇이라는 로봇 대화상대에 물어볼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마치 실제 상담원과 채팅을 하듯이 메신저 대화창에서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다. MS가 구축한 600여개의 키워드를 통해 가상의 상담원이 대답해 주는 것.파트너봇에 인사를 하거나 감사의 말을 전하면 재치있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한다. 파트너봇을 도입한 유니포인트의 한미숙 시스템 엔지니어는 "예전에는 기술지원에 필요한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파트너봇을 이용하면서부터는 메신저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파트너봇을 이용하려면 메신저 MSN에서 'partnerbot@live.co.kr'를 대화상대에 추가하면 된다. 파트너봇을 도입한 회사뿐 아니라 일반 개인도 사용 가능하다. 단,아직은 기업 대상 서비스라 개인의 경우 MS의 제품 관련 정보만 얻을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