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ㆍ조선 12사 워크아웃] 대동건설, 채권단 신규지원 거부로 워크아웃 무산

전세ㆍ녹봉조선 신규자금 이견…C&重 해외매각 타진
여신 50억원 이상 모든 기업 3월부터 신용위험 평가
기업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14개 건설 · 조선사 중 풍림산업 우림건설 대한조선 등 12개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30일엔 경남기업에 대한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다만 대동종합건설의 경우 채권단이 신규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로 결정됐고 일부 조선사에 대한 보험사와 은행 간 이견도 남아있는 상태다.

◆워크아웃 본격 개시29일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풍림산업 우림건설 삼호 동문건설(주채권은행 우리은행) 진세조선 신일건업(국민은행) 대한조선(산업은행) 삼능건설(광주은행) 등 8개사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 22~23일 워크아웃이 개시된 녹봉조선 롯데기공 월드건설(신한은행) 이수건설(외환은행)을 포함하면 모두 12개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경남기업도 이날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30일 채권단협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남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무난히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이 결정된 업체들은 4월 말까지 채무상환을 유예받는다. 이 기간 중 채권단은 1~2개월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4월부터 이들 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과 신규 자금지원,채무재조정 계획 등을 확정하게 된다.
◆대동종합건설은 법정관리로대동종합건설은 주채권은행 평가에서 밝혀지지 않은 금융권 외 채무가 많아 워크아웃이 좌절됐다.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됐던 이 회사는 이미 지난 23일 창원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권 외 우발채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은 은행 등 금융권 채무만 유예되지만 법정관리의 경우 금융권을 비롯해 일반 상거래 채무까지 일시에 동결된다.

이 회사는 지난 28일 태도를 바꿔 채권단에 100억원의 신규 지원 요구와 함께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채권단은 29일 회의에서 신규지원을 거부키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도 자금을 줬지만 금세 고갈됐다"며 "자금부족이 예상보다 심각하고 금융권 외 채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조선사 놓고 입장차 여전진세조선은 채권단 회의에서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받았지만 채권비율에 대해선 보험사와 은행 간 입장차가 노출됐다. 선수금환급보증(RG)보험을 갖고 있는 보험사들은 선물환 계약을 가진 은행에 대해서도 같은 채권으로 신고할 것을 주장해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녹봉조선에 대한 2차 채권단 협의에서도 RG보험을 두고 보험사와 은행이 맞섰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RG에 대한 채무 성격과 그에 따르는 자금지원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C&중공업과 같이 퇴출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중공업의 경우 30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을 중단할지 해외매각을 추진할지를 결정한다. 최대 채권금융회사인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해외 업체 2곳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아 워크아웃 중단에 동의할지 여부를 30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신용공여액 50억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작년 12월 말 기준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는 3월부터 일제히 신용위험 평가를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경기가 악화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평가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속출할 전망이다.

김현석/정인설/정재형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