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파운드화 끝났다"

소로스도 약세 경고…英정부 발끈
투자의 귀재들이 영국 파운드화에 잇따라 경고를 날렸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조지 소로스는 28일 "파운드화 가치가 1.40달러까지 하락한 이후에는 더 이상 파운드에 베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 가치는 이날 파운드당 1.4313달러까지 떨어졌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과의 통화전쟁에서 1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를 매각,막대한 수익을 올림으로써 국제적 투자자로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했던 상품 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은행시스템 혼란과 북해산 원유 생산 감소 등으로 파운드화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경제가 더 이상 버틸 능력이 없어 파운드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파운드화를 가지고 있다면 팔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B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투기꾼들의 말을 듣고 정책을 세우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영국을 비롯 라트비아 그리스 우크라이나 니카라과 등 5개국이 금융위기로 연립정부가 붕괴된 아이슬란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금융 비중이 큰 영국의 경우 브라운 총리의 리더십도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