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들 더블보기 '와르르'

美PGA투어 FBR 오픈 첫날
미켈슨ㆍ앤서니김 2개씩 쏟아내
캐빈 나,완벽한 티샷으로 5위
세계랭킹 4위와 9위 더블 보기 2개씩,개막전 우승자이자 랭킹 6위 트리플 보기 1개,메이저대회 챔피언은 트리플 보기 2개.갤러리들이 소란스럽기로 유명한 미국PGA투어 FBR오픈 첫날 내로라하는 우승후보들이 '하이 스코어'에 발목이 잡혔다. 대회장소가 홈코스나 다름없는 필 미켈슨(미국 · 4위)은 더블 보기 2개를 기록한 끝에 하위권으로 처졌고,2주 만에 투어에 복귀한 앤서니 김(9위) 역시 더블 보기 2개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우승자 지오프 오길비(호주 · 6위)는 17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는 바람에 순위가 곤두박질쳤고,2007년 US오픈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는 트리플 보기를 2개나 범하며 최하위인 132위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처럼 첫날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우승향방은 오리무중이 됐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 · 길이 721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그나마 돋보인 선수는 재미교포 케빈 나(26 · 타이틀리스트)였다. 그는 지난주 봅호프클래식 커트탈락의 부진을 씻으려는듯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65타로 공동선두에 나선 제임스 니티스(호주)와 루카스 글로버(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다. 첫날 상 · 하위권을 가름한 요인은 드라이버샷 정확도였다. 케빈 나는 이날 티샷 페어웨이 적중률이 78.6%로 이 부문 1위였다. 14개의 파4,파5홀 가운데 11개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궜다. 사막에 조성된 코스여서 볼이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면 황무지 같은 러프에 빠지는 것을 감안할 때 케빈 나의 컨트롤은 다른 선수들(평균 50.3%)을 압도했다. 길이 332야드인 17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버샷을 327야드 날려 볼을 단번에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해 박수를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미켈슨이나 앤서니 김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21.4%(티샷이 세 홀에서만 페어웨이에 떨어짐)에 불과했다. 두 선수는 페어웨이보다 러프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시즌 첫 대회 출전을 앞두고 퍼트 연습에 전념했다는 미켈슨은 퍼트(총 31개)마저 뜻대로 되지 않아 체면을 구겼다. 위창수(37 · 테일러메이드)는 16번홀까지 2오버파(버디1 보기3)를 기록하던 중 일몰로 두 홀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