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만난 '바이 아메리카'…EUㆍ캐나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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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제소ㆍ맞보복도 불사"미국 의회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경기부양법안이 역풍을 맞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맞보복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피터 파워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9일 "미국에서 유럽산 제품 판매와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의 통과는 간과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면서 "EU 통상담당 이사회가 WTO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철강업체연합(Eurofer)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주요 20개국(G20) 국가 간 약속을 저버리는 보호무역주의 조치"라며 WTO에 제소할 것을 EU 집행위에 요구했다.
캐나다통신은 이날 스티븐 하퍼 총리가 '바이 아메리칸' 조항으로 인해 캐나다 철강산업이 받게 될 타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야당인 자유당의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당수는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철강 생산량의 4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바이 아메리칸'이 보호무역주의의 조짐이 있다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산 제품만 사라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채우라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미 하원은 지난 28일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고속도로 교량 학교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할 때 미국산 철강제품만을 사용토록 하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부칙에 넣어 통과시켰다. SOC 투자 재원으로는 900억달러를 배정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다음 달 3일이나 4일께 '맞춤식'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여기에는 △금융사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배드뱅크 설립 △금융사 잠재 부실자산 보증 △금융사에 자본을 투입,보통주를 인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골드만삭스는 배드뱅크 규모와 관련,4조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