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연루의혹 '殺人미제' 4건도 수사
입력
수정
"여자 태우기 좋을것 같아 에쿠스 구입" 강씨 진술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일 미해결된 4건의 살인사건에 강호순(38 · 사진)이 연루돼 있는지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경기 화성(1건),충남 서천(2건),인천(1건) 등에서 각각 발생해 미제로 남은 방화 및 살인사건과 관련,해당 지방경찰청이 공조수사를 의뢰해옴에 따라 수사에 들어갔다. 우선 강씨의 고향인 충남 서천군에서 2004년 5월 발생해 모두 4명이 숨진 일련의 화재 및 살인사건에 그가 연루됐는지 조사키로 했다. 강씨는 이들 사건 발생 시기가 포함되는 2004년 2월13일부터 2006년 10월19일까지 충남 서천군 시초면 후암리 어머니 집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경찰은 또 충남경찰청이 지난해 1월24일 서천군 종촌면 지설리의 한 슈퍼마켓이 불타고 여주인 김모씨(75세)가 실종된 사건에 대해서도 공조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이 사건도 강씨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인천경찰청도 지난해 5월 최모씨(50세 · 여 · 요양병원 조무사)가 귀갓길에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올리브백화점 버스정류장 앞에서 실종된 사건에 대해 경기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강씨는 2002년 8월25일부터 같은 해 11월11일까지 인천시 중구 항동에 주소지를 둬 인천에 대한 지리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밖에 작년 11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도로공사 현장에서 백골로 발견된 곽모씨(30 · 여) 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이들 4건의 사건 외 경찰은 2004년 10월 화성시 봉담읍에서 실종됐다 인근 정남면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여대생 노모씨(당시 21세) 사건의 연루 여부에 대해 이틀째 집중 추궁했으나 강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2005년 10월30일 안산시 본오동 장모 집에서 화재가 발생,장모와 네 번째 부인이 숨진 뒤 보험금 4억8000만원을 수령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방화살인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강씨를 데리고 피해 여성인 배모(당시 45세) 등 3명의 유인 · 살해 · 암매장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경찰은 "강호순이 '여자 태우기가 좋을 것 같아 에쿠스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며 "범행을 손쉽게 하기 위해 승용차를 구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 얼굴사진 공개와 맞물려 흉악범의 얼굴 공개에 대한 여론이 강하게 일자 경찰은 "흉악범 얼굴 공개는 범죄 예방 효과도 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피의자 보호를 위해 얼굴 공개를 하지 말라고 시정 권고하고 있어 공개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pmg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