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특허' 사라진 오피스텔 반짝인기 끝

아파트, 내달부터 전매제한 완화…상한제도 곧 폐지
올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 쏟아져…투자매력 '뚝'
작년 부동산시장을 달궜던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오는 3월부터 전매제한이 완화되는 아파트에 밀려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바닥난방 허용 오피스텔을 전용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피스텔이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될 예정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조만간 폐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면서 오피스텔 투자 메리트가 반감되고 있다.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면 해당 분양물량은 계약 뒤 바로 전매할 수 있게 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전매제한 여하에 좌우되는 틈새 투자상품이다. 2007년 인천 송도 오피스텔에서 4800대1의 청약 경쟁률(더 프라우)을 기록한 것도 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강화된 데 따른 반사효과가 작용했다.
정부는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전매제한을 작년 두 차례에 걸쳐 느슨하게 해줬다. 이에 따라 인천 청라,김포,용인 등 공공택지 아파트의 경우,전용 85㎡ 초과는 계약 1년 뒤 전매가 가능해진다. 민간택지도 비과밀억제권역이라면 주택 크기에 관계없이 계약 후 1년만 되면 전매할 수 있다. 오피스텔도 똑같은 전매제한 규제가 적용돼 계약 1년 뒤에야 전매(투기지역 · 투기과열지구 제외)할 수 있다. '계약 뒤 전매'가 가능했던 오피스텔의 '전매특허'가 사라진 것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강남 3개구에 오피스텔을 신규 분양한다면 아파트와 똑같은 전매제한을 두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런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해 쏟아질 재개발 ·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분은 대부분 계약 즉시 전매할 수 있다. 2007년 11월 말 이전 서둘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분양가 상한제를 피했기 때문.그러면 작년 서울 용산구 신계동 e-편한세상처럼 전매를 노린 투기수요가 아파트 분양현장으로 불 수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부도 관심이다. 한편으론 투자의 안전성도 장담할 수 없다. 오피스텔은 분양보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 · 시공사가 부도날 경우,계약자들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 작년 부도난 아천세양건설의 오피스텔(서울 신림역 인근)은 자산신탁이 사업을 승계한다고는 하지만 계약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경기침체로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위축된 것도 불안 요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세가 시원찮은 데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중심상업지역,역세권,대학가 등을 제외하면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은 임대수익을 쪼그라들게 하고 있다. 경기 평촌신도시 오피스텔 거주자는 "2년 전 보증금 5000만원,월 150만원에 계약했는데 주변 전셋값이 내려가 월임대료를 110만원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비관적 시장 전망과 함께 작년 전매제한을 피하려고 분양을 앞당긴 여파로 올해 오피스텔 공급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공급될 오피스텔은 총 1745실로 작년(6942실)에 비해 75% 줄어들 전망이다. 2006년 1240실,2007년 2305실,작년엔 6942실로 늘어왔던 오피스텔 공급량이 2006년 수준으로 유턴하는 셈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