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매니지먼트] Global View/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까‥과거집착ㆍ뭐든지 YES…

이런 사외이사는 당장 빼라
리스크 최소화는 기본, 경영 상황 변했다면
기존의견 과감히 뒤집는 용기 필요
갑작스런 현장방문ㆍ미팅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열정' 있어야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사외 이사진을 포함한 이사회 전반을 개편하려는 기업들이 많다.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로 비상 경영에 나선 기업들로선 당장의 위기 극복은 물론 미래 도약을 위해 새로운 청사진을 짜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사회 개편의 키워드가 과거 성과보다는 미래에 대한 열린 시각과 통찰력으로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로벌 헤드헌팅 및 리더십 컨설팅회사인 헤이드릭&스트러글스는 최근 내놓은 '고효율 이사회 구축하기'란 보고서를 통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엔 회사가 이전에 마련한 비즈니스 관행과 전략,그리고 기본적인 시장 흐름에 대한 가정 등에 힘들고 어려운 질문을 솔직하면서도 분명하게 쏟아 낼 수 있는 멤버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효율적인 이사회 구성과 운영법을 다룬 보고서를 재정리한다.
◆이사회는 단순 어드바이저…'No'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의 이사회 멤버는 엄격한 직무 능력,독립성,청렴성 등에 대한 검증을 거친다. 회사 가치를 높이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이사진은 기업 경영 차원에서는 물론 주주 입장에서도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최고경영자(CEO)의 조언자나 단순 거수기 역할에 그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훌륭한 이사회를 가진 기업은 이사회가 회사를 지배한다. 경영 결정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사업 성과 등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고 견제하는 역할이 이사회에 맡겨져 있다. 회사는 통찰력과 식견을 갖춘 다양한 멤버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지속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이사회의 힘은 팀워크

복잡하고 전문화된 경영 환경으로 인해 이사회 내 팀워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도 팀으로서의 이사회가 중요해지는 요인이다. 사업 부서는 쉴 새 없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계획을 세운 뒤 이사회에 의견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이사회는 보수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곧바로 지침과 피드백을 줘야 할 책임이 있다.

회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직접 감독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사진은 저마다 갖고 있는 전문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지만,궁극적으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변화에 대응하는 통찰력이 핵심이사회의 법적 · 도덕적 책임이 높아지면서 유능한 이사진을 뽑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유능한 이사진 구성은 기업 발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할 때는 △경영 전반을 감독할 자질이 충분한가 △오늘날의 비즈니스 상황을 이해하는가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이해와 재무적 식견을 갖췄는가 등을 꼭 따져 봐야 한다.

또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열린 사고를 하면서 자신만의 통찰력을 갖고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새로운 생각이나 흐름에 귀를 막거나 도전보다는 과거 성취에만 집착하는 경우라면 미래 회사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사외 이사라면 열정도 체크 포인트다. 미리 예고된 이사회 외에 갑작스레 진행되는 비즈니스 현장 방문이나 긴급 미팅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세와 태도도 훌륭한 이사회 멤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다. 상황이 변했다면 기존의 경영 결정 등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한 뒤 과감하게 새로운 의견을 낼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독불장군식 리더십이 아니라 그룹 속에서 함께 일하는 사회성은 충분한지도 알아 보는 게 좋다.


◆공식적으로 이사회를 리뷰하라

대부분의 북미 지역 기업들은 이사회 업무를 공식적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절반 정도 기업은 개별 이사회 멤버의 역할과 업무 능력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 때로는 일부 이사진 교체의 전주곡이 되기도 하지만,이보다는 이사회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평가 시스템을 갖추면 어디에서,어떤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짚어 낸 뒤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새로 이사회 멤버로 선임할 수 있다. 활력을 잃은 이사회에 신선한 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이는 기업이 경쟁 우위를 지켜가는 원동력이 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