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이 세상을 바꾼다] 삼성그룹…태양광 발전…앞으로 10년 '친환경'으로 먹고 산다

삼성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프린터,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와이브로(WIBRO)와 함께 에너지,바이오ㆍ헬스,로봇 등을 6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했다. 지난 10년간 반도체와 휴대폰 등이 그룹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해냈다면 앞으로 10~20년 뒤는 신수종사업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신수종 사업 중에서도 삼성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녹색성장 엔진' 발굴이다. 여기에 집중 투자해 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비한 수직 계열화의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 "환경문제는 기업활동 핵심이슈"

삼성의 태양광 사업을 맡을 회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에버랜드 등 3개 계열사와 석유화학 계열사들이다. 태양광 사업은 삼성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사업과 연관이 많다. LCD를 만드는 공정과 비슷한 점이 많아 기존 부품 기술을 활용하면 경쟁력을 단기간에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충남 탕정에 있는 차세대 연구소에 광(光)에너지 연구조직을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연구를 맡는 대신 SDI는 태양광 셀 부분을 책임지기로 했다. 보유하고 있는 2차 연료전지 기술을 응용해 태양전지 개발도 할 계획이다. 삼성석유화학과 정밀화학 등은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발전시스템은 에버랜드가 운영을 하게 된다. 경북 김천에 18.4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도 만들었다.

삼성그룹의 환경경영 역사는 1990년대로 거슬로 올라간다. 1992년 6월 환경경영 방침을 선언한 뒤 이듬해인 1993년에는 그룹 차원의 녹색경영을 관리하기 위해 삼성지구환경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1996년에 가진 '녹색경영' 선포식에서 "앞으로는 환경문제가 기업활동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환경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경영과 제품,공정,사업장,지역사회를 녹색경영을 위한 5대 과제로 정하고 삼성지구환경연구소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에 이 같은 방침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계열사들 앞다퉈 그린경쟁

삼성전자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휴대폰,소비전략량을 14% 낮춘 냉장고,LED(발광다이오드) 광원을 이용한 모니터 등 친환경공법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3월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발표한 '친환경 전자기업' 순위에서 일본 도시바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폐전자제품 재활용 체제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충남 아산에 리사이클링센터를 세운 데 이어 EU(유럽연합)와 미국 일본 등 전세계 25개국에서 회수 및 재활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도 삼성 계열사 중 '그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2차전지,태양광 등 '그린(Green)'이란 테마를 중심으로 사업까지 재편했다. 우선 전기자동차(EV)용 리튬2차전지와 에너지 저장용 리튬2차전지를 연구개발해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사업은 더욱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와 손잡고 SB리모티브라는 합작사를 국내에 세웠다. 목표는 2010년 하이브리드카(HEV)용 2차전지 출시다. 삼성SDI는 2020년께 이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장기 비전도 수립했다.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도 2차전지 기술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로 달리는 전기자전거(e-BIKE)와 소비자용 에너지 저장장치인 UPS(Uninterrupted Power Supply)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도 연구개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카이스트와 함께 유리나 필름을 이용해 건물 유리창을 통해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삼성SDI는 환경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조직적인 실천을 높이 평가받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에 5년 연속 회원으로 선정됐다.

삼성전기는 LED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01년 휴대폰 키패드용 제품을 시작으로 LED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뒤 최근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제품을 내놓으며 매출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 주요 계열사 녹색경영>

· 삼성전자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휴대폰 출시
-지펠 냉장고 등 가전제품 소비전략 감소
-친환경 냉매를 사용한 시스템 에어컨 개발
-세계 25개국에서 폐전자제품 재활용 시스템 운영


· 삼성SDI

-독일 보시와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 개발


· 삼성전기

-LED(발광다이오드) 사업 확대


· 삼성에버랜드

-태양광발전 사업 진출


· 삼성건설-에너지 절감형 아파트 개발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