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TV로 역사·과학자료 '한눈에'…전국 초등학교에 '아이스크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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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미디오, 5700여개교 공급교실에서 컴퓨터와 연결된 TV 화면을 통해 학생들이 아프리카 오지의 모습이나 곤충의 탈바꿈과정 등을 생생하게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이러닝(E-Learning) 서비스가 도입돼 수업방식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콘텐츠 전문기업 시공미디어(대표 박기석)가 2008년 12월 세계 최초로 개발을 마치고 올해 1월 출시한 새로운 형태의 웹기반 이러닝 서비스인 '아이스크림(i-scream)'이 화제의 주인공.아이스크림은 '나'라는 뜻의 영어 단어 I와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는 뜻의 scream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놀라서 탄성을 지를 만큼 획기적인 이러닝 서비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시공미디어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은 8일 현재 전국 초등학교의 약 98%인 5700여개 학교에 시범공급됐고 전국 초등교사의 80%가량인 8만6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3월부터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데 사용자들 대부분이 계속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가격은 1년에 3만9000원으로 초등학교 한 학급당 하루 200원 미만의 비용으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한 간접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아이스크림은 전학년의 초등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검색하면 이와 연관된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게 구성됐다. 특히 사회나 역사,과학 수업에 쓸모가 많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지방 학생들이 숭례문에 대해 배울 때 숭례문 사진을 검색해보거나 고드름의 생성과정 등을 학습할 때 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식이다.
자료의 품질도 높다. 회사는 모 회사인 시공테크가 전시사업을 통해 지난 20년간 축적했던 약 300만건의 사진 자료를 이용했다. 동영상은 영국의 BBC와 미국의 디스커버리 및 KBSi와 제휴해 현재 6000여건을 공급받아 편집 후 제공하고 있다. 교사가 따로 수업 자료로 쓰기 위해 편집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그간 웹에서 디지털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인터넷 강좌 형태로 수업에 쓰기는 어려웠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아이스크림을 과학과 사회과목 수업에서 주로 이용한다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산만한 학생들의 집중력도 향상된다"며 "칠판 가득 글씨를 써도 이해시키기가 어려운 과학원리나 자연현상 등을 설명할 때 특히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자료를 찾아 바로 교실 내 대형TV와 컴퓨터를 연결해 수업에 쓸 수 있어 교실 내 시청각 교구의 활용범위가 대폭 넓어진 것도 장점이다. 시공미디어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데 과감하게 투자했다. 약 8년의 시간과 200여억원의 비용을 들였고 개발부서에만 전 직원의 약 90%인 80명가량을 배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중 · 고교용 아이스크림 서비스도 개발해 2010년께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수출을 대비해 영문판도 만들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공테크가 자회사 시공미디어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그간의 전시사업에서 모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이용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시사업과 콘텐츠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수익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시공테크는 1988년 설립돼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시(展示)사업에 뛰어들어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박물관 및 테마파크에 설치된 전시관을 세우고 관련 동영상 및 사진 콘텐츠를 만들어 온 회사다. 지난해에는 과천국립과학관에 각종 전시물을 납품하는 등 연간 10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통해 연평균 약 7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전시업체다. 박기석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는 영역을 개척하기는 위험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며 "올해 약 140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리는 것은 물론 2012년 이후 상용화될 전자교과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