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회사에 일임" … 무교섭 사업장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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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성화학노조, 양보결단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고통분담을 취지로 무교섭을 선언한 사업장들이 속속 늘고 있다. 9일 노동부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에 있는 동성화학은 최근 '노사 경영위기 극복 선언식'을 열고 올해 임금협약을 무교섭 형태로 회사에 일임키로 결정했다. 임금협약 만료일이 1년 가까이 남았지만 경영난과 고용불안을 함께 극복하자는 양보교섭 분위기에 따라 노조가 결단을 내린 것.1989년 설립된 동성화학은 현재 노조원이 70명으로 20년 연속 분규를 일으키지 않고 임단협을 체결해왔다.
인천 선광 노조도 단체교섭 포기
서울5개 공기업… 노사화합 선언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노조에서 먼저 1998년 총액임금 동결과 상여금 350% 반납(총 700%)을 제안하고 회사 측은 고용안정을 약속하고 실천한 바 있다. 노사는 또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으려고 1997년 연월차수당 반납과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인천항에서도 실물경제 악화로 작년 10월부터 물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양보교섭 사업장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선광 노조는 163명의 노조원들을 설득,지난달 대의원대회 의결을 거쳐 올해 임금협상과 단체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인천 지역 항만하역업체들 가운데 최초로 사측에 전달했다. 인천항만공사 노사도 인천항 물동량의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취지로 노사가 합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올해 임금협상 무교섭과 임금총액 동결을 사측과 합의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항만공사 노조는 작년에 설립된 노조로 많은 신설 노조가 초기에 노사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원만하게 고통분담을 이뤄낸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산하 5개 공기업도 노사 화합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시설관리공단,농수산물공사,SH공사 등 5개 공기업 노사도 '서울시 공기업 노사정 화합 · 평화 및 사회공헌 선언'을 채택했다. 서울시 산하 전체 공기업의 노사 화합 선언이 나온 것은 공기업이 설립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 노사는 선언에서 "서울시 공기업이 대립과 갈등의 노사문화를 청산해 산업평화 정착을 선도하는 모범 사업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경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서비스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김동욱/조성근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