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수사결과 발표]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시너 불붙어…용역직원 물대포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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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전철연 20명ㆍ용역 7명 기소검찰은 '용산참사'와 관련,경찰의 진압작전이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극한 상황에서 공공의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공무수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경찰이 망루를 해체하려 망루 벽을 벌릴 때 누군가가 시너를 밑으로 퍼붓는 동영상 장면을 공개했다. 검찰은 그러나 19일 당시 철거용역에게 소방호스를 잡게 하고 물을 뿌리게 한 경찰의 과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범의가 없었다며 형사적 책임은 묻지 않기로 했다. 정병두 수사본부장은 "(경찰 작전에 대해)여러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작전상 실수에 대해서 (징계 여부 등은)경찰이 스스로 판단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남경남 의장 분양권 미끼로 전철聯 가입 유도"
野ㆍ시민단체 "면죄부 준 수사" … 특검 추진
◆경찰 진압과정은 적법검찰은 사건 전후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경찰에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압이 개시되던 20일 오전 6시께 한강로 8차선 도로 곳곳은 화염병으로 불타고 있었다.
검찰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농성자들이 인근 경찰과 용역에게 화염병을 던지는 것은 물론 대형 새총을 이용해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맞은편 건물주변에까지 화염병을 날리는 장면도 있다. 지나가는 버스와 택시에도 불이 옮겨붙을 뻔하기도 했다. 농성자들은 화염병 400여개,염산병 40여개,골프공 1만여개,화염병 제조용 빈병 7포대,1t이 넘는 시너 등 위험물질을 소지하고 있었다.
망루 화재는 특공대 16명이 망루를 제압하기 위해 2차로 진입하던 20일 오전 7시20분을 전후해 발생했다. 검찰은 정밀한 영상 분석을 통해 농성자 중 일부가 망루 4층 계단 부근에서 망루 외벽을 해체하는 경찰을 향해 30초 이상 다량의 시너를 부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직후 망루 4층 어딘가에서 화염병이 3층으로 떨어지면서 불길이 번졌다. 불길은 각층 계단과 벽면 시너에 옮겨 붙어 순식간에 망루 전체로 퍼졌다. 검찰은 시너를 뿌린 자와 화염병 투척자를 색출하기 위해 끝까지 수사력을 모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경찰 작전상 아쉬운 부분도검찰은 경찰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작전상 일부 과실을 명확히 했다. 정 본부장은 "범죄진압 경찰관의 행위는 직무수행 판단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대법원 판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려면 화재 상황 및 결과가 경찰이 객관적으로 지배 가능한 영역에서 발생해야 하는데 이번 사고는 농성자의 시너투기 및 화염병 투척이라는 제3자의 독립적 행위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경찰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9일 농성자들이 망루를 지을 당시 소화전을 잡고 물을 뿌린 철거용역직원들을 방치한 경찰 관계자의 사법 처리 여부를 고심한 끝에 결국 무혐의 처리했다. 정 본부장은"폭행 방조나 직무유기 등으로 처벌할 조항을 철저히 살폈으나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철연의 상가분양권 '미끼'에
검찰은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의장이 재작년부터 상가세입자들에게 분양권을 미끼로 전철연 가입을 유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부분의 세입자는 "(이주보상비 증액이 아닌)임시상가 및 상가분양권을 쟁취하자"는 남 의장의 선동에 작년 2월 전철연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작년 4월 망루 투쟁 등 강경노선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전철연을 탈퇴했고 26세대만이 남아 용산4철거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검찰은 이번 농성자 중 10명만이 세입자였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전철연 회원이었음을 밝혀냈다. 정 본부장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재개발 관련 제도개선이 절실함을 느꼈고 여러 불합리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야당 시민단체 '면죄부 수사' 반발
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에 면죄부를 준 수사"라며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했다. 이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서라도 특검에 의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홍석만 대변인은 "유가족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검찰 수사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