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력업체 첫 부도

회생 개시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한 곳이 처음으로 부도를 맞았다.이에따라 자금난을 겪어온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쌍용차 및 은행권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연 매출 80억원 규모의 D사는 거래업체에 발행한 5억6000여만원의 어음 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이날 최종 부도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플라스틱 내장재를 납품해온 이 업체는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 만기 연장 등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D업체 관계자는 “쌍용차로 부터 받은 지난 1월29일 만기 어음을 가까스로 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회사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어음 만기가 돌아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며 “지난 12월부터 쌍용차 납품대금을 한푼도 못 받아 어음 결제 대금은 물론 운용자금까지 바닥난 상태”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부품조달 차질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에 대비해 프라스틱 금형 등을 다른 협력업체로 이관한 상태다.최상진 상무는 “협력사 한 곳의 부도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플라스틱 금형 등을 다른 회사로 넘겨 부품을 생산토록 했기 때문에 공장가동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력사들은 1300여개 부품사들의 자금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조만간 몇 몇 업체의 추가 부도에 이어 쌍용차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쌍용차 납품업체 모임인 협동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네오텍 최병훈 사장은 “이번 주 내 부도 처리되는 업체가 2~3곳 정도 더 나올 것”이라며 “작년 12월부터 납품 대금이 밀려있는 데다 신차 C200용 부품 개발비도 못 받은 상태라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그는 쌍용차 협력사 부도로 부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공장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470여개 쌍용차 납품 및 거래업체가 파악한 채권은 쌍용차가 미납한 1월29일 만기 어음 결제대금 933억원과 12월 이후 납품대금 600억원,신차 C200용 부품 개발비 13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다.

최 사장은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법원 승인을 받아 정상화가 본격 추진되더라도 협력업체가 밀린 채권을 받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반면 정부는 쌍용차 협력사에만 자금을 직접 지원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한편 민주당 정장선 의원 등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들과 홍석우 중소기업청장,김동수 지식경제부 주력산업정책관 등은 이날 오후 쌍용차 평택 공장을 방문해 이유일 박영태 공동법정관리인을 만나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등을 모색했다.

평택=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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