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남양주도 미분양 사면 양도세 50% 덜 낸다

당정, 과밀억제권역으로 稅감면 확대… 15개市 혜택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또는 감면받을 수 있는 지역을 서울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키로 한 것은 주택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집값이 하락하고 거래가 위축되면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건설업계의 위기가 경제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란이 가시지 않는 서울 강남3구(강남 · 서초 · 송파구)에 대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 및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은 이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 · 정은 12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살 경우 해당 주택에 대해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 또는 50% 감면해 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논의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된다. 양도세 비과세 및 감면 대상은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에 매입하는 미분양 아파트다. 매입 후 5년이 지나 집을 팔 경우에는 5년 이후부터 주택 가격이 오른 부분에 대해서만 일반세율로 양도세를 내면 된다.

당초 정부는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에 한해서만 5년간 양도차익을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자 과밀억제권역인 서울 수원 고양 의정부 등 수도권 16개 시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못 받는 반면 '버블세븐'인 용인을 포함한 김포 평택 이천 등 수도권 다른 지역은 비과세 혜택을 받아 수도권 내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과거 집값 급등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용인은 비과세 혜택을 받는데 고양 등이 대상에서 빠진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수도권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이 쌓인 고양시를 중심으로 경기도 일부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경기도는 아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안양 광명 시흥 등 10개 시를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대거 쌓인 고양 식사지구와 덕이지구 입주예정자 모임과 공인중개사협회는 과밀억제권역에서 빼달라는 탄원서를 국토해양부에 내기도 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말 현재 고양의 미분양 주택은 5319채로 용인(4500채)보다 많다.

이에 따라 당 · 정은 양도세 비과세 또는 감면 지역을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다만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은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세를 전액 면제하는 반면 서울을 제외한 과밀억제권역은 양도세를 50%만 감면하기로 했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수도권 전 지역의 미분양 주택으로 허용하면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