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덴버ㆍ피닉스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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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ㆍ주택 법안 각각 서명취임 100일도 안 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밖을 나돌고 있다. 의회가 787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킨 뒤 지방 출장이 잦아졌다.
대국민 홍보ㆍ공화당 압박 포석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경기부양법안에 서명,발효시켰다. 통상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하는 관례를 깬 파격이었다. 덴버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그가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을 받은 곳이기에 의미를 더했다. 그는 "오늘로써 경제 문제가 끝난다고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끝을 위한 시작을 의미한다"며 "해고의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다음 달치 공과금을 내지 못하는 가정을 구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양책 규모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현재 특별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날아가 주택압류 대책을 발표했다. 2750억달러를 투입,압류 위기에 처한 최대 900만가구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이다. 국책 모기지은행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재융자를 해주거나 지급보증을 서 주고 재무부는 두 은행에서 각각 최대 2000만달러의 부실 모기지를 매입한다.
특히 피닉스는 주택압류 사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현재 주택의 중간가격이 15만달러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 새 26만2000달러에 달했던 최고치에 비해 10만달러 이상이 폭락했다. 집을 팔아도 대출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주택압류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오바마로선 초당적 지지를 받지 못한 경기부양법의 절차상 한계를 민생현장 세일즈로 극복하고,주요 정책을 국민들과 호흡하면서 발표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전투병력과 지원요원 1만7000명의 아프가니스탄 증파를 승인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