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디폴트 위기 서유럽으로 번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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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ㆍS&P 경고동유럽발 금융위기설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동유럽 위기의 서유럽 전염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무디스는 17일 보고서에서 "동유럽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동유럽 대출 비중이 높은 서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1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채무 지급이 중단되면서 이 지역에 거점을 두고 대출을 늘려온 서유럽 은행들도 무더기로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보고서 여파로 이날 유럽 증시에서 동유럽 은행주들은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고,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등도 10% 안팎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대출은 주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웨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동유럽 대출의 84%를 차지한다. 특히 오스트리아 은행들은 동유럽 국가에 총 2300억유로 규모의 대출을 갖고 있다. 오스트리아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S&P도 이날 신용위기로 서유럽 은행들의 동유럽 지점 지원 여력이 제한적이라면서 동유럽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동유럽 국가들의 무더기 디폴트가 현실화돼 서유럽 은행들이 위기를 맞을 경우 세계경제가 제2의 금융위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라트비아 헝가리 우크라이나 등이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은 데 이어 루마니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도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동유럽발 위기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1.7% 오른 1.2584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25달러대로 올라섰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92.38엔으로 상승하고,위안화에 대해선 장중 달러당 6.84위안으로 뛰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