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장례] 전통唱 접목한 煉禱는 한국 가톨릭만의 의식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에서는 한국 전통 창(唱) 음률의 '연도(煉禱)'를 올리고 성수(聖水)를 뿌리며 향로를 흔들어 연기를 퍼뜨리는 의식들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연도'는 다른 나라에 없는 한국만의 독창적인 의식이다.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토착화한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서울대교구는 설명한다. 연도는 성당의 전례분과위원회에 속한 신자들이 '지상의 삶을 마친 영혼이 하느님 품에서 복을 누리게 해달라고 바치는 위령기도(慰靈祈禱)'다. 성경의 시편과 가톨릭의 성인 호칭 기도,찬미 기도 등 기도문을 내용으로 삼는다. 김 추기경 장례에서는 서울대교구에 속한 신자이자 '연령(煉靈)회 연합회' 회원들이 맡아 돌아가며 연도를 올리고 있다. 이 기도는 '교회가 현세의 신자들뿐 아니라 천국에서 살아가는 성인들(천상 교회)과 연옥에서 단련 받는 이들(정화 중인 교회)이 함께 친교를 이루는 공동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산 자들이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또 입관예절과 하관예절 등에서는 성수를 뿌리고 향을 살라 연기를 낸다. 이는 하느님의 축복을 청한다는 뜻에서 이뤄진다.

성수의 물은 고대부터 깨끗하게 씻는 도구인 만큼 성수를 뿌리는 것은 사람을 정결하게 하는 의미이고,분향은 절대자에게 바치는 최고의 경배를 상징하는 것으로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기도가 하늘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