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건설 "이번엔 부활 신호탄 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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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신청 100일… 알짜 시공권 넘기고 회생 박차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신사역 사거리 인근에 신성건설이 시공하는 지상 18층 빌딩 '미(美)타워' 공사현장.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였지만 5월 완공을 앞두고 인부들이 내 · 외부 마감공사에 한창이다.
신성건설은 지난해 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 신청 이후 주요 사업장을 정리해왔다. 최근에는 지하철 2 · 6호선이 환승되는 교통 요지 신당역과 바로 연결되는 주상복합 아파트 '트레져아일랜드'의 시공권을 한 대형 건설사에 넘겼다. 신성건설은 그러나 미타워 공사는 계속할 계획이다. 준공 대금을 받을 때까지 공사비 투입 부담은 만만치 않지만,2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인 이 공사로 회사 회생을 위한 자금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행사인 은탑산업개발도 신성건설이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신성건설이 공사를 수행할 여력이 충분하고 그동안 다른 사업을 잘해온 덕에 분양도 잘돼 믿고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쐈던 신성건설이 부활을 꿈꾸며 기업회생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20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신성건설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정부와 금융권이 대주단 협약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및 퇴출기업 선정 등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신성건설은 현재 법원이 조사위원으로 선임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께 기업회생절차 속행 여부를 확정짓는다. 신성건설은 앞서 지난해 12월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았다. 기존 오너인 신영환 회장과 복합쇼핑몰 '굿모닝시티' 법정관리를 맡아 5년 만에 회생시킨 길순홍씨 등 두 명이 공동관리인으로 선정되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개시 결정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말 임원 16명 가운데 윤문기 대표이사 사장 등 절반을 내보냈다. 직원도 수십여명 줄였다. 남은 직원들은 월급 체불도 감수하고 있다. 임금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나오지 않았다. 현재는 해당 월의 임금 대신 체불된 월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9월 월급을,지난달에는 지난해 10월 월급을 받았다.
신 회장은 개인 재산을 사실상 회사에 내놓았다. 기업회생절차 전에 서초구 방배동의 개인 자택을 은행에 담보로 잡혔다. 금융권이 신성건설에 돈을 빌려주면서 상환을 못할 때 신 회장 개인이 대신 갚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업도 트레져아일랜드를 비롯,신분당선 노반 신설공사 등 7~8개를 다른 건설사에 넘기고 중간 정산 중이다. 이를 통해 받은 공사 기성금(중도금)은 회사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1500억원 상당인 강남 본사를 비롯해 중구 인현동 신성상가,홍제동 유진상가,충주 건설자재 공장 등 주요 자산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키로 했다. 회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달 기업회생 채권단 은행들에 M&A 추진에 대한 의견조회서를 발송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주환철 신성건설 상무는 "신성건설은 어떻게든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며 "남은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굿모닝시티의 기적을 재현시키겠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