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도 추모 미사 … 金추기경 자료 국가기록물로

클린턴 美 국무 현장 조문은 무산
○…김수환 추기경이 안장된 용인 가톨릭 공원묘원 성직자 묘지에는 20일 아침부터 서울대교구 직원들과 가톨릭경제인회 회원 등 50여명이 봉사에 나서 평소 김 추기경이 강조했던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이들은 묘지를 찾은 모든 시민들에게 "김 추기경님의 마음입니다"를 외치며 2000여개의 '핫팩'을 나눠줘 추모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추모인파는 운구행렬이 지나는 곳마다 넘쳐났다. 오전 11시30분 용인 수지구 죽전사거리에는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려는 500여명의 시민이 긴 인간띠를 만들었다. 장지로 가는 길의 마지막 성당인 수원교구 죽전효주아녜스성당 최성규 사무장은 "추기경님은 새벽에 내린 흰 눈처럼 아름답고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신 위대한 성자"라며 추기경을 배웅했다. ○…이날 경찰은 대통령 이 · 취임식 등 국가 주요 행사에 쓰이는 오픈카 2대와 사이드카 13대를 배치해 김 추기경의 장례행렬을 인도했다.

○…방한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한 · 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그는 한국민 전체의 정신적 지주였다"며 "김 추기경은 민주주의와 인권,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 이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 측은 김 추기경을 직접 조문하기 위해 명동성당 측과 접촉했지만 일정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 조문은 무산됐다.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추모 미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열렸다. 남가주한인사제협의회는 서울 명동성당 장례미사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LA 코리아타운 내 성바실중앙성당에서 동포 가톨릭 신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사제협의회 회장인 전달수 신부의 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미사에는 오스카 솔리스 LA대교구 다민족사목 담당 주교가 참석했고 개신교와 불교,원불교,성공회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이후 장기 기증 등록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김 추기경의 선종 후 사흘 만에 온라인 장기 기증 등록자 수가 평소의 3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 17일 본부 홈페이지(http;//www.donor.or.kr/)를 통해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힌 사람은 평소 25명의 6배인 153명이었고,18일에는 10배인 250명,19일에는 무려 740명이 등록증을 신청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 관련 자료들이 국가기록물로 남게 됐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파견된 의궤기록팀은 17일부터 20일까지 유리관 속에 안치된 추기경의 모습,조문객,미사,연도,입관의례,장례미사,하관의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사진,영상,문서 등으로 기록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은 나중에 화장을 거쳐 납골묘에 봉안될 예정이다. 김수환 추기경 장례위원회의 허영엽 신부는 20일 "현재 용인 성직자 묘역에 가면 묘지 조성이 안 된 곳이 일부 있는데 이곳에 납골묘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용인 묘역이 꽉 차면 순서대로 화장을 해 납골묘에 봉안할 계획이며 이는 신부뿐 아니라 주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