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차지' 김앤장 vs '성공보수' 세종… 한화의 선택은?

대우조선 인수보증금 반환소송
더 싼 로펌 어딜까 고심중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협상 결렬에 따른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인수자금 조달계획 미이행에 따른 책임을 물어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전액 몰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는 일반주주 이익을 위해서라도 소송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니 적잖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적당한 소송 대리인을 골라야 하는 일은 더 머리가 아프다. 저울에 오른 대상은 법무법인 세종과 김앤장. 세종은 대우조선 인수 협상에 관여해 긴박하게 흘러갔던 전후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계약조건도 통상의 계약처럼 '성공보수'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정 등을 통해 한화 측이 받게 될 이행보증금의 몇 퍼센트를 떼어서 지급하면 된다. 한화 측에는 추가 부담이 전혀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세종은 인수협상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다.

인수 · 합병(M&A)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실력가들이 포진한 김앤장도 카드 중 하나. 김앤장은 한화의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김앤장은 타임차지(시간 단위로 자문료를 청구하는 것)가 원칙이다. 승패에 무관하게 자문시간에 비례해 비용이 매겨지는 방식이다. 승소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한화는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처지다.

한화 관계자는"내부적으로 소송과 관련한 법리검토가 먼저 끝나야 하기 때문에 로펌 선정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서도 "어떤 로펌을 택할지 사내외 법률가들과 대단히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