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1년- 글로벌 코리아 2009] 亞 소비력 끌어내야 세계 경기 회복

로버트 루빈 美 전 재무 장관
숨은악재 동시 다발적 폭발
現 위기서 경제 전망 어려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앞에 미국 재무부 장관과 골드만삭스 회장 등 정부와 민간에서 최고의 경력을 거친 로버트 루빈도 두손을 들고 말았다.

루빈 전 장관은 "현재의 미국 경제는 과거 70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 앞으로의 일을 정확히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위기의 내용과 규모가 전례 없고 대공황 이후 처음 경험하는 사태라서 앞으로의 일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뉴욕의 주류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이후부터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식의 장기 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미국이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면서 누렸던 것과 같은 장기 호황은 없으리라고 내다봤다. 최근 10년간 0% 수준이던 미국의 저축률을 앞으로 5~8%로 끌어올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동아시아를 비롯해 지금까지 저축률이 높았던 국가들에서 소비 여력을 이끌어내는 게 세계 경기 회복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루빈 전 장관은 한국이 제2의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이 늘어났고 금융시장의 투명성도 높아져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유승호/조귀동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