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690조 육박…가구당 4128만원

지난해 57조6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
전년말 대비 9.1% 증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꾸준히 증가하고 신용카드 소액결제와 무이자 할부이용이 늘면서 전체 가계빚은 690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카드회원 자격요건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여신전문기관의 대출 증가폭은 할부금융사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8년 중 가계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88조2463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57조5677억원이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667만3162가구)로 나눌 경우 가구당 부채는 약 4128만원에 달해 지난해 3분기에 처음으로 가구당 가계빚 4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가구당 가계 빚은 2003년 2894만367원에서 ▲2004년 3019만원 ▲2005년 3265만원 ▲2006년 3601만원 ▲3842만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 증가폭은 전년도인 2007년 증가폭(48조7151억원)보다 확대된 것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2006년 60조5000억원에 비해서는 작지만 2004년 27조1000억원, 2005년 46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더 컸다.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 증가폭 중 가계대출 증가액이 53조원이었고 판매신용 부분이 4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액은 전년의 17조4000억원에서 24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농·수협 단위조합 등 신용협동기구의 대출 증가액은 전년 13조3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주택기금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은 서민 주택· 전세자금 지원 등으로 4조 60000억원 증가, 전년도(3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카드사와 캐피탈사 같은 여신전문기관의 대출 증가액은 전년의 5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가계대출금잔액의 금융기관별 비중을 2007년말과 비교해 보면, 예금은행(61.1%→59.9%)과 여신전문기관(5.2%→4.8%)의 비중이 하락한 반면, 신용협동기구(17.0%→18.2%), 기타기관(6.2%→6.5%)의 비중은 상승했다.

2008년중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의 용도·만기별 동향(신규취급액 기준)을 보면, 용도별로는 주택용도 비중이 전년에 비해 상승하고(41.4%→44.7%), 소비 등 기타용도 비중은 하락(58.6%→55.3%)했다.

만기별로는 '1년 이상∼2년 미만' 대출(15.0%→16.1%)과 '2년 이상∼5년 미만' 대출(21.6% → 23.7%)의 비중이 전년에 비해 상승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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