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이런 돈 쓸 수 있다] 다른 업종으로 바꾸고 싶다면 '사업 전환자금' 활용

주문이 뚝 끊어진 지 오래다. 지금의 아이템으로는 사업을 더 이상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다. 다른 업종으로 사업을 바꾸고 싶지만 모아둔 돈이 없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중소기업이라면 정부의 '사업전환자금'을 활용,불황의 늪을 탈출해 보면 어떨까 싶다.

정부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업종을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하려는 중소기업을 위해 올해 1475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놓았다. 이 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 각 지역본부에서 취급한다. 사업전환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는 업체당 최고 40억원까지 지원한다. 운전자금은 업체당 5억원까지다. 이 자금을 지원받으려면 일단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사업전환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사업전환계획을 승인받으면 기술사업화자금 등 다른 정책자금도 연계시켜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도 연 4.37%로 낮은 편인 데다 시설자금의 대출기간은 8년 이내이며 운전자금은 5년 이내로 대출조건이 매우 좋다.

하지만 이 자금은 사업전환계획을 승인받기가 무척 까다롭다. 사업전환계획서는 중진공 홈페이지(www.sbc.or.kr)에서 내려받으면 된다. 올해 사업전환을 승인받으려면 2011년까지 매출전망을 짜야 한다. 또 새로이 시작하려는 아이템의 용도 및 특성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신규아이템의 시장규모 △주요 수요처 △경쟁업체 현황 △경쟁제품과의 차별성 △기술 품질 가격 비교 △판매계획 △제품생산공정도 등을 작성해야 한다.

이처럼 자금지원 조건이 까다로운데도 올 들어 경기가 급격히 내려앉으면서 이 자금을 신청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중진공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 자금을 지원받으려면 늦어도 3월 중에는 신청을 해야 한다. 늦게 신청하면 자금이 소진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전환자금은 공장을 짓는 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토지구입비로는 활용할 수 없다. 올 들어 경기가 급락하면서 매물로 내놓은 공장들이 경매 공매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매 공매를 통해 나온 공장이나 사업장을 이 자금을 활용,구입해 사업전환을 하면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 자금은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해 사업장을 확보하려는 기업에도 지원한다. 따라서 사업전망이 매우 좋은 아이템을 찾고도 돈이 모자라 사업전환을 망설이는 기업인이라면 이 자금으로 기회를 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자금을 받으려면 인력조달계획서도 함께 제출해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때 신규인력을 많이 채용하면 우선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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