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SK㈜ 103만株 처분

'지배구조상 불필요' 분석
SK㈜ 급락·SK證은 급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보유주식을 24일 장개시 전 시간외매매를 통해 대부분 처분했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입찰을 거쳐 보유하고 있던 주식 104만주 중 103만주(2.19%)를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기관들에 매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장마감 후 최 회장 지분에 대한 입찰이 실시됐으며 가격은 이날 종가에 비해 5% 할인된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최 회장이 SK 주식을 내다판 이유에 대해 지배구조상 불필요한 지분이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SK그룹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SK C&C→SK→SK텔레콤 · SKC · SK에너지 등으로 이뤄져 있어 굳이 최 회장이 중간지주회사격인 SK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최 회장이 920억원으로 추정되는 매각대금으로 지주회사인 SK C&C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C&C의 상장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현재 C&C 지분을 44.5%나 보유하고 있어 추가로 주식을 사야 할 이유가 많지 않고,증시 여건이 불투명해 C&C 상장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최 회장이 지분매각 자금으로 SK증권 주식을 산다는 루머가 돌며 SK증권 주식이 10.63% 급등하는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SK는 7.45% 급락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