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잡-창업은 일자리 보고(上)] "기술력만 있어도 수천명 일자리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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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패자부활제로 성공한 교육 콘텐츠 기업 '와우엠지'"기술력과 경영시스템만 제대로 갖춘다면 20명이 일하는 기업체 하나가 수천명의 일자리도 만들 수 있습니다. "
설융석 대표 "본사직원 21명 이지만 간접고용 효과는 100배"
폐업과 재창업의 위기를 딛고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 교육용 콘텐츠 업체 와우엠지의 설융석 대표(38)는 1명의 '청년 정주영'이 수천,수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4명의 동업자와 교육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8년.현재는 21명이 일하는 회사로 커졌다. 와우엠지로 인한 간접 고용 인원을 합칠 경우 고용효과는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설 대표는 추산했다. 우선 이 회사가 만든 교육용 콘텐츠를 팔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전국 각지의 유통업체 40곳에서 일하는 판매직원이 18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중국 통신업체 성우통신과 와우엠지가 선양에 만든 합작법인 스마일동만기술 현지직원 20명,선양의 100개 유치원에 파견된 교사들,미국 법인 설립을 위해 현지에 있는 인원 등을 모두 합칠 경우 와우엠지에서 파생된 고용효과는 1000명을 훨씬 넘는다는 것.와우엠지는 올해 국내에서도 1200개 초 · 중학교의 방과후 영어전용교실에 영어교육용 콘텐츠를 학교당 2개 학급에 제공할 계획이다. 요일별 수업을 위해 파견될 방과후 강사 자리만 해도 적어도 1000명,최대 24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21명의 직원이 만들어내는 간접고용의 효과가 수천명에 달하는 셈이다.
설 대표가 이렇게 작고도 강한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건 폐업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한 덕분이다. 매출 부진으로 2003년 말 폐업한 뒤 6~7개월의 공백 기간에 실패의 원인을 치밀하게 따져본 것.콘텐츠 개발 업체다 보니 개발 인력에 따른 고정원가 부담이 컸고 내부 시스템 혁신도 부족했다고 판단한 설 대표는 4명의 내부 인력과 외부 개발자 9팀(30여명)에 콘텐츠 개발 업무를 동시에 맡겼다. 보통 교육용 콘텐츠 하나가 나오려면 4명의 개발자가 3개월을 집중해 만들어야 하는데 당시 와우엠지는 한 학기에 35종의 콘텐츠를 쏟아냈다. 내부 고용으로 인한 비용을 줄인 대신 로열티를 주는 방식으로 외부 개발자에게 일을 맡긴 것이 주효했다.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로열티 계약으로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킨 것이다.
2004년엔 콘텐츠 제작 중소업체들이 많이 망한 상황이라 그들에게 일을 맡긴 것이 서로에게 윈윈 전략이었던 셈이다. 설 대표는 "최소 인력을 고용한 게 재기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며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2007년부터는 개발,영업,관리직 등에 1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지역에 있는 현지 유통업체를 딜러로 선정한 것도 간접 고용과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와우엠지가 직접 제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초 · 중학교와 거래해 오던 유통업체 등에 일거리를 맡기기로 했던 게 주효했다. 설 대표는 "이는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만 직접 현지를 둘러보며 시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와우엠지는 현재 관리직 1명과 영업직 2명의 채용 공고를 냈다. 지난해는 교육콘텐츠 영상 45종을 내놓는 등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를 교육자재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