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셰어링 넘어 '100만 일자리' 만들자

한경, 고용창풀 10대 과제 선정

세계 경제의 화두는 일자리다. 경제위기로 올해에만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2억3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국제노동기구(ILO)의 전망이다.

"경제위기에 따른 일자리 불안이 테러를 능가하는 안보 위협이 됐다"(데니스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장)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346만명이 '실질적인 백수'다.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니 일자리가 시급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일자리를 나누고 해고를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 job sharing)가 고통 분담에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적극적 · 장기적이라기보다는 방어적 · 일시적 성격이 강하다. 경제위기가 자칫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대안으로는 역부족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에 따라 '100만 일자리(밀리언 잡 · Million Job) 창출'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물론 -4%대 성장이 전망(국제통화기금 · IMF)되는 시점인 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경제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감안하면 일자리 창출은 급선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를 위해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왓슨와이어트 딜로이트컨설팅 등 유명 컨설팅회사와 정부 및 학계,관련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경 밀리언 잡 자문위원단'의 중지를 모은 결과다. 10대 과제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적일 것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할 것 △정부와 민간,구인기업과 구직자가 함께 참여할 것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역시 민간부문에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및 서비스산업 육성과 이를 위해 1인 창업을 포함한 소자본 창업 활성화를 민간부문의 시급한 과제로 선정했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창업이다. 1인 창업을 포함한 소자본창업을 당장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4인 이하 소기업의 임금 근로자 수는 480만명(2006년 기준)에 달한다. 전체 임금 근로자수(1543만명)의 31%다. 앞으로 성장 여지도 무궁무진하다. 자금도 상대적으로 덜 든다. 인적 자원도 널려 있다. 우수 인력과 자금,컨설팅을 잘 조화시킨다면 소자본 창업이 만들어낼 일자리는 수십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문에서는 녹색뉴딜 및 SOC(사회간접자본)투자 촉진과 사회적 일자리 확충,청년인턴제의 실질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이는 이미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렇지만 한시적 성격이 강하다. 이를 내실화·장기화해서 상시 일자리도 만들고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구인기업 및 구직자에 대해선 눈높이를 낮추자고 제안한다. 지난 1월 실업률은 3.6%(85만명)에 달했다. 그런데도 기업들의 인력부족률은 3.23%(25만명)로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눈높이를 조금만 낮출 경우 숨어있는 일자리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와함께 정부의 규제혁파와 노조의 고비용구조를 깨는 것도 100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함은 물론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앞으로 100만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의 실행을 위한 실천적인 캠페인 등을 계속해서 전개할 예정이다.

윤기설 노동전문/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