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회장, 계열사에 950억 증여

롯데기공·푸드스타 · 케이피케미칼에 주식 28만주 무상증여
신격호 롯데회장이 사재를 털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 지원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롯데기공과 석유화학업체 케이피케미칼,외식업체 푸드스타 등 3개 회사에 950억원 상당의 주식 28만800주를 무상 증여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신 회장의 주식 증여는 지난해 9월 경제 위기가 가시화한 이후 대기업 총수가 사재를 내놔 계열사를 지원하는 첫 사례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기공에 증여된 주식은 롯데건설 16만3300주(지분 0.7%,197억원),한국후지필름 3650주(2.6%,87억원),롯데제과 2만1310주(1.5%,216억원) 등이다. 푸드스타에는 롯데정보통신 5만5350주(6.5%,250억원),케이피케미칼에는 롯데알미늄의 3만7000주(3.9%,200억원)가 각각 증여됐다. 이번에 증여된 주식은 해당 계열사의 결손금을 상계 처리하는 방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의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결손 법인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신 회장의 뜻에 따라 주식 증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대상 기업인 롯데기공은 현재 건설부문은 롯데건설에 매각하고 나머지 부문은 롯데알미늄에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푸드스타와 케이피케미칼도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신 회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에 사재를 출연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현금 160억원을,2000년에는 60억원 상당의 주식을 계열사에 내놨다. 2007년에는 롯데미도파 등 재무구조가 어려운 회사들에 2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