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재정적자 1조7500억 달러

오바마, 추가 구제금융용 2500억달러 내년 예산에 요청

미국 정부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1조7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예산안에는 추가로 2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안도 포함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6일 2010년도 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재정적자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12.3%에 달하는 규모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다. 전임 부시 정부로부터 약 1조달러의 적자를 유산으로 물려받은데다 구제금융 집행분과 공공지출 확대,세금 감면 등으로 구성된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안이 반영된 것이다.

미 정부는 특히 내년 예산안에 금융사 구제금융용으로 의회에 별도로 2500억달러를 요청할 수 있는 안을 반영했다. 향후 의회가 2500억달러를 승인해주면 미 정부의 구제금융 규모는 기존 7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9500억달러로 급증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추가분 2500억달러를 실제로 의회에 요청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예산안에는 10년간 6340억달러로 조성되는 건강보험 지원분도 포함됐다. 구체적인 내용의 내년 예산안은 오는 4월 중순이나 말께 마련돼 발표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 규모를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조달러대로 유지하고，임기 말인 2013년엔 GDP의 3% 정도인 5330억달러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GDP의 26%인 재정 지출을 22%로 낮추고，세수 비중은 약 16%에서 19%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을 줄이고 연봉 25만달러 이상 벌어들이는 부유층의 세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부유층 증세는 기존 감세 혜택을 없애 최고세율을 35%에서 39.6%로 높이기로 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